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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앤 비혼'에 뒤집어진 케이팝... A2O 라이트 돌풍의 비밀

'미혼 앤 비혼'에 뒤집어진 케이팝... A2O 라이트 돌풍의 비밀

요약

'미혼 앤 비혼', '위염 앤 비염'. 얼핏 들으면 "이게 무슨 소리야?" 하겠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걸그룹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의 데뷔곡 'NEON'(니온)을 들어봤다면 고개를 끄덕일 법하다. 가사에 등장하는 'Neon and beyond'를 우리말처럼 바꿔 부르는 패러디가 유행하면서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제작한 'NEON'은 지난 13일 음원 공개 이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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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2O LITE (에이투오 라이트)
▲A2O LITE (에이투오 라이트) ⓒ A2O 엔터테인먼트

'미혼 앤 비혼', '위염 앤 비염'. 얼핏 들으면 "이게 무슨 소리야?" 하겠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걸그룹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의 데뷔곡 'NEON'(니온)을 들어봤다면 고개를 끄덕일 법하다.

가사에 등장하는 'Neon and beyond'를 우리말처럼 바꿔 부르는 패러디가 유행하면서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제작한 'NEON'은 지난 13일 음원 공개 이후 주요 음원 서비스 1위에 올랐고, 불과 한 주 만에 TV 음악 방송 4관왕을 달성했다.

2주 전 필자는 "이수만 스스로 내건 '좋은 곡'이라는 기준을 대중 앞에서 증명할 때 그의 두 번째 출발도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글을 적은 바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관련 기사 : 이수만, 3년 공백 깨고 보이·걸그룹 동시 데뷔로 복귀).

아이돌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중장년층까지 흥미를 보일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선 A2O 라이트의 돌풍은 단순히 한 신인 그룹의 성공을 넘어선다. 대중이 음악을 발견하고 즐기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미혼 앤 비혼' + AI 합성까지...대중이 판을 키웠다

 A2O 라이트를 직접 패러디한 개그맨 김대희+신봉선(유튜브채널 '꼰대희'), 나영석 PD의 AI 패러디 영상
▲A2O 라이트를 직접 패러디한 개그맨 김대희+신봉선(유튜브채널 '꼰대희'), 나영석 PD의 AI 패러디 영상 ⓒ 꼰대희, 에그이즈커밍

'NEON'의 폭발적인 흥행 뒷배경에는 대중이 직접 놀이판을 벌이도록 이끈 디지털 유희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후렴구의 영어 가사 'Neon and beyond'가 우리말 '미혼 앤 비혼'으로 들린다는 반응이 SNS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대중은 이를 '이혼 앤 비혼', '위염 앤 비염' 등으로 재치 있게 비틀며 유행을 만들었다(외국어가 모국어처럼 들리는 현상을 '몬더그린(Mondegreen)'이라 부르는데 과거 개그맨 박성호가 <개그콘서트>에서 팝송 'All by Myself'를 "오~빠~만~세~"로 열창하던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AD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은 'NEON'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노래 도입부에서 멤버 시리와 아이찡이 마주 보고 추는 고난도 안무에 유명인 얼굴을 합성한 영상이 쏟아진 것이다. A2O 라이트 제작에도 참여한 소녀시대 멤버 써니가 올린 이수만·유영진 합성 댄스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후 에그이즈커밍 나영석 PD·이명한 대표, 유튜브 채널 <꼰대희>의 김대희·신봉선 컬래버 등 각종 패러디 영상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면서 'NEON'은 "함께 노는" 콘텐츠로 바뀌었다. 기획사가 주도하는 일반적인 댄스 챌린지 대신 대중이 AI를 도구 삼아 능동적으로 2차 창작에 뛰어들면서 곡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만드는 사람과 퍼뜨리는 사람의 경계가 사라진 순환 구조가 'NEON'의 유행을 떠받친 셈이다.

이지 리스닝 대신 강렬한 사운드

 360도 회전 촬영 기술을 도입한 A2O 라이트 'NEON' INFINITE CLIP 영상
▲360도 회전 촬영 기술을 도입한 A2O 라이트 'NEON' INFINITE CLIP 영상 ⓒ A2O 엔터테인먼트

최근 케이팝에서는 뉴진스로 대표되는 짧고 반복적인 후렴과 편안한 멜로디로 음악팬의 귀를 사로잡는 이른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음악이 강세를 보여왔다. 때로는 2000년대 후반 2세대 아이돌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사운드를 앞세우기도 한다. 최예나의 '캐치 캐치'처럼 특정 시대의 감각을 되살리는 곡부터 짧은 영상에서 따라 하기 쉬운 안무를 내세운 노래까지, 최근 케이팝은 숏폼 콘텐츠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런데 'NEON'은 이와 다른 길을 택했다. 재생 시간은 3분 28초에 이르고 묵직한 전자음과 빠른 리듬을 바탕으로 여러 멤버의 보컬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겹겹이 쌓인 화음과 고음, 댄스 브레이크가 곡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수만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유영진 프로듀서와 미국 프로듀서 뎀 조인츠가 작업한 이 곡에는 이른바 'SMP(SM Music Performance)'로 불리는 과거 SM 특유의 음악 문법이 상당 부분 녹아 있다.

이러한 선택은 새로 케이팝에 입문한 팬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그 시절 SM 음악을 듣고 자란 3040세대 이상에게는 잠시 잊고 있던 케이팝 본연의 재미와 향수를 안겼다. 여기에 라이브 무대에서도 흔들림 없는 멤버들의 가창력이 더해져 곡의 몰입감을 높였다.

보아와 소녀시대의 기억, 그리고 이수만

 A2O 라이트 (맨위), 소녀시대 써니가 AI 합성한 이수만 패러디 영상
▲A2O 라이트 (맨위), 소녀시대 써니가 AI 합성한 이수만 패러디 영상 ⓒ A2O 엔터테언먼트, 써니 SNS

A2O 라이트를 둘러싼 관심에는 과거 케이팝 스타들에 대한 대중들의 기억도 자리한다. 특히 앳된 멤버들이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은 보아의 데뷔 초와 겹쳐 보인다. 보아는 26년 전인 2000년, 만 13세에 'ID; Peace B'로 데뷔해 탄탄한 가창력과 춤 실력을 앞세워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에도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당시의 보아와 지금의 A2O 라이트 사이에는 비교해 볼 만한 접점이 있다. 이밖에 9인조라는 구성에서는 같은 인원으로 데뷔했던 소녀시대를 연상시킨다. 보아를 소녀시대 인원수만큼 모아 에프엑스 스타일로 내놓은 것 같다는 온라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에는 지금의 케이팝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이수만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H.O.T.부터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 에스파까지 길러 낸 그가 새로 내놓은 팀이라는 사실만으로 A2O 라이트는 기존 케이팝 빅4(하이브·SM·YG·JYP) 신인들과 나란히 출발선에 설 수 있었다.

다만 이름값은 호기심의 출발점일 뿐이었다. 그 호기심을 실제 유행으로 바꾼 것은 'NEON'의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팬들의 손을 거치며 불어난 패러디였다. 과거의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새로운 소비 방식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A2O 라이트의 돌풍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뜨거운 화제성 너머의 과제

 데뷔 일주일만에 주요 음악방송 1위에 오른 A2O 라이트
▲데뷔 일주일만에 주요 음악방송 1위에 오른 A2O 라이트 ⓒ A2O 엔터테인먼트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A2O 라이트 인기 확산에 큰 역할을 한 AI 합성 콘텐츠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유명인의 얼굴과 움직임을 활용한 영상은 재미를 줄 수 있지만,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제작·유포될 경우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술을 활용한 홍보가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만큼 권리 보호를 위한 기준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청소년 중심의 구성이 기본이 된 요즘이지만, 다른 그룹보다 훨씬 어린 멤버들로 꾸려졌다는 점은 A2O 라이트를 향한 일부의 우려를 낳기도 한다. 한창 학업에 집중하고 또래 관계를 넓혀 가야 할 나이에 고강도 연습과 빠듯한 활동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미성년 멤버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물음이 뒤따른다.

다국적 구성도 양날의 검이다. 앞서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A2O 메이(MAY)를 선보인 데 이어 A2O 라이트 역시 멤버 3분의 1이 중국 국적이라는 점은 최근의 반중 정서와 맞물려 일각의 경계심을 불러왔다. 데뷔 직후 사실과 다른 중국 자본 유입설이 온라인에 퍼진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구성이 국내 대중의 정서와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는 A2O 라이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밈은 빨리 타오르는 만큼 빨리 식는다. 결국 A2O 라이트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NEON'이 안긴 '미혼 앤 비혼'의 웃음을 넘어, 앞으로 선보일 음악과 매력으로 대중을 붙잡을 수 있느냐다. 이수만의 복귀가 일회성 화제에 그칠지, 케이팝의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이제부터의 활동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에이투오라이트#A2OLITE#A2O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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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상화 (steelydan)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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