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잇다' 지난 10월 1일부로 출범 1년을 맞은 성평등가족부가 해온 일들을 한 단어로 설명하면 이렇게 정리된다. 일단 친밀관계폭력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경찰서와 상담소의 연결고리가 강해졌다. 전국 261개 경찰서와 각 시도의 가정폭력 등 상담 기관(상담소, 여성긴급전화 1366 등) 189개소는 지난 5월부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친밀관계폭력 범죄 신고 접수 시 피해자보호경찰관전문상담원이 공동으로 대응하여 피해자의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 보호·지원…
본문
'잇다'
지난 10월 1일부로 출범 1년을 맞은 성평등가족부가 해온 일들을 한 단어로 설명하면 이렇게 정리된다.
일단 친밀관계폭력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경찰서와 상담소의 연결고리가 강해졌다. 전국 261개 경찰서와 각 시도의 가정폭력 등 상담 기관(상담소, 여성긴급전화 1366 등) 189개소는 지난 5월부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친밀관계폭력 범죄 신고 접수 시 피해자보호경찰관전문상담원이 공동으로 대응하여 피해자의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 보호·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AD 끊어져 있던 피해자 보호 경로를 이은 중심에 성평등가족부가 있다. 시행에 앞서 지난 4월 성평등가족부는 전국 5개 권역에서 공동 대응 워크숍을 열었으며, 경찰 561명과 상담소·1366·지자체 관계자 329명이 참여한 바 있다. 연결했다고 끝이 아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해서 (더 이상의 젠더폭력)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어렵다"고 했다.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원 장관은 "세 차례에 걸쳐 20여 개 상담소 분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경찰과의 공동 대응 체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들었다. 내가 직접 들어야 정말 중요한 문제로 여기고 해결에 나설 거 같았다"라며 "(간담회 후) 경찰과 상담소 간에 대면으로 사례 회의를 정기적으로 자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신고도 하지 못한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를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부처를 이었다. 지난 5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 통합 지원단을 출범시켰고, 6월에는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를 띄웠다. 통합지원단은 불법 영상이 유통되는 불법 사이트 자체를 겨냥해 종합 대응을 강화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성평등부와 경찰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파견 인력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불법사이트 유통 경로와 운영 방식, 수익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수사·차단·제재로 연결하고 있다. 협의체의 경우 실무자들의 협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기관장이 조율하기 위해 움직인다. 성평등부, 경찰청, 방미통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4개 기관장이 협의체 구성원이다.
실무와 의사결정으로 층위를 나누어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은 부처를 촘촘하게 엮어서 '디지털 성착취 생태계를 고사'시키기 위함이다. 디지털성범죄 '관련 부처'를 하나씩 늘려나가는 전략에 따라 국정원과의 공조도 진행했다.
"해외 불법 사이트들 서버가 주로 해외에 있다. 해외 공조가 적법하게 잘 이뤄지도록 국정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종석 국정원장님과도 독대했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고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무서운 점이다. 화가 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해결을 위해서는) 다리가 여러 개여야 한다. 다리를 놓는 정도가 아니라 거미처럼 감싸서 사이트를 고사 시켜야 한다. 기술 발전이 재앙이 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잇는 것'과 그 결과로써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각지대에 남아 있는 친밀 관계 폭력 범죄 피해자를 어떻게 찾아내 보호할 것인지, 해외 불법 사이트 및 플랫폼에 대한 범정부적 압박을 효과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여전한 과제다.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에 대한 '물리적 파괴'도 향후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다.
원 장관 역시 지난 1년에 대해 "월급 받은 만큼 했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시작"이라 강조했다. 그에게 지난 1년간 어떤 '다리'를 놓았고, 앞으로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물었다.
다음은 원 장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정리본이다.
"친밀한 관계 범죄 대응, 이제 시작이다"
- 스토킹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접근 금지 등의 보호 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피해자 보호 명령 제도' 도입 관련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지난 3월 통과됐다.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다리 놓은 시간'으로 표현했는데, 스토킹처벌법 통과 역시 다리 놓은 사례로 읽힌다.
"지금은 더 큰 숙제가 있다. 법과 제도는 어쩌면 제일 쉽게 바꿀 수 있는 문제다.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되게 해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어렵다. 아직 필요한 법과 제도를 다 바꾸지도 못했다.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 상담소 혹은 연구자들이 제시한 개선안이 10개라면 그중 한두 개 정도밖에 안 됐다. 이제 시작이다. 법무부, 법원, 경찰청 등 관계 부처가 계속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고, 국민의 요구에 따라 부처가 움직이는 거다. 그렇기에 '헤어지자고 했을 뿐'인데 내 인생이 왜 끝나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가 더 많이, 함께 던져야 한다. 대통령께서도 친밀 관계 폭력 범죄 대책들을 실효성 있게 만들라고 계속 말씀하고 계시지 않나. 결국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정부 안으로 가져오고, 정부 안에서 의미 있는 정책과 제안들을 다른 부처에 알려 정부 공통의 정책으로 만들어 내는 게 다리의 역할이 아닐까. 성과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이었을 텐데, 돌아보니 자랑할 게 없다. 월급 받은 만큼 했나 생각이 든다."
- 전국 경찰서 261곳과 가정폭력 등 상담 기관 189곳을 연결(10월 기준 현재, 전국 경찰서 262곳과 가정폭력 등 상담 기관 205곳으로 확대됨)하는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장관이 직접 챙긴 과제로 알려져 있는데, 맞나?
"전국 모든 상담소를 돌아보고 각 지역에서 경찰서와 협업이 되고 있는지 듣고 싶었다. 많은 보고가 올라오는데 사실 문서로 보면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현업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직접 공유 받고 싶었다. 그래야 이걸 정말 중요한 문제로 여기고 해결에 나설 거 같았다. 세 차례에 걸쳐 20여 개 상담소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찰과 공동 대응 체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들었다."
- 이 공동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경찰이 피해자 정보를 상담소에 공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 공유 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를 돕는 일 아닌가.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피해자가 초기부터 안전을 확보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국 625개 피해자 지원 기관(젠더폭력 상담소 및 쉼터 등)'이 상담·의료 지원, 수사·재판 동행, 심리 회복, 주거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부분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거 같다. 경찰도 상담소의 역할과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피해자에게 직접 '이런 지원·상담이 있다'고 알려주시면 좋겠다."
- 직접 들으니, 다르게 다가온 문제들이 있던가.
"경찰과 상담소 간에 대면으로 사례 회의를 정기적으로 자주 진행하면 좋겠더라. 피해자를 지원하는 사람의 눈으로 본 사건은 또 다를 수 있다. 경찰은 신고 횟수에 따라 사건의 경중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다. 그런데 사실 신고하지 않은 피해가 더 극심한 경우도 있지 않은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2013년)된 사례도 있다. 망치로 내려치고 피가 줄줄 흐르는 게 예사였던 피해자분이 한 번도 신고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남편이 '모두 죽인다'고 하자, 아이들이 있으니 살아야겠다 해서 (저항했고 결국) 살인 사건 피고인이 됐다. 이처럼 사망에 이르지 않은 사건 중, 신고도 못 하고 살인 미수에 그친 많은 사건들이 여전히 있다. 사각지대의 피해를 챙겨야 한다."
"사망검토제, 돌아가신 분의 죽음 헛되지 않게 하는 것"
- 관련해서, 사망검토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망 검토를 시작하면, 유족이나 주변 지인들의 진술을 통해 피해자가 경찰 및 정부에 알리지 못한 어려움이 무엇이 있었는지 톺아 보게 된다. 기존 제도의 미비점을 찾아내 보완해 나갈 수 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 사망검토제는 '교제 관계에서 지배·통제 행위를 처벌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도 가능하도록 법제화하는 것'과도 맞물린 사안으로 보인다.
"강압적 통제에 대한 부분들을 위험 징후로서 더 확실하게 확인하는 지표가 될 수 있도록 그 부분을 법안에 넣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연말 정도에 연구자분들의 연구 결과가 나올 거 같다. '강압적 통제' 행위 범위를 둘러싼 이견 역시 좁혀가고 있다. 또 교제폭력을 스토킹처벌법 개정을 통해 규율할지, 친밀 관계 전체를 규율하는 법제화가 필요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 법제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이 더 맞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인 입장은, 전체 친밀한 관계를 규율하는 통일된 법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처 입장은, 먼저 교제 폭력 관련 법을 입법하고 이후 친밀 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법안 논의를 진행해서 하자는 것이다.
(1년 전) 취임했을 때부터 경찰청에서 교제폭력 관련 법 공백이 있으니 빨리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왔다. 동의한다.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 되니까. 벌써 1년이 흘렀다. 올 하반기에 입법화될 수 있다고 본다. 친밀한 관계 전체를 규율하는 입법 관련해서도 연구 용역이 이미 끝났다. 전체 규율 법안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투 트랙으로 갈 거다. 교제 폭력 입법을 먼저 추진하고, 친밀 관계 폭력 전반을 규율하는 법제화도 이어가려고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이다. 단순히 가해 행위 하나하나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법 통과는) 사회 인식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자기 확언이기도 하다. '한다'고 하면 이뤄진다. 사망검토제도 '하겠다'고 하니 내년도에 1억 5000만 원 예산이 잡혔다. 친밀 관계 전체를 규율하는 법 통과에 대해서도 그만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친밀 관계 폭력 범죄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것, 정부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피해자분은 건강 문제, 경제적 피해, 지인 관계 등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국민들이 피해자의 적극적 조력자 역할을 같이 해주시면 좋겠다. 그게 공동체고 나라 아닌가. 결국 인식이 중요하다. (젠더 폭력 문제는) 가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 고립을 택한 그도 누군가의 친구고 자녀일 수 있다. 관계 속 누구든 이런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 문제다."
"디지털성범죄 국민 모두가 피해자 될 수 있어, 부처 협조는 기본값"
- 디지털성범죄 대응도 성평등가족부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다.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디지털 성착취 생태계를 압박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계획은 무엇인가.
"디지털 성범죄 역시 무관한 국민이 없다.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무서운 점이다. 너무 화가 나는 문제다. 제가 장관일 때도 당연히 지속적으로 압박하겠지만, 그 이후에도 정부가 압박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사이트의 물리적 폐쇄까지 고려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뿐 아니라 경찰청, 법무부, 국정원 등이 해외 사법 공조까지 계속 대응하고 있고 관련 부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성과 발표를 할 건데 물론 사이트를 몇 개 폐쇄하고, 몇 명 검거했다는 것도 성과지만 이런 지속성을 보여주는 것 역시 성과라고 본다. 언론을 통해 이를 적극 알려서 국민들의 관심을 계속 끌어올리는 것 역시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유튜브를 다섯 번 나가야지,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책을 접하는 공간이 유튜브라서 디지털 성범죄 대책 관련해서 말씀드리려고 한다."
- 국정원과의 공조가 눈에 띈다.
"해외 불법 사이트들 서버가 주로 해외에 있다. 해외 공조가 적법하게 잘 이뤄지도록 국정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종석 국정원장님과도 독대했다. 원장님이 '국정원이 적극적으로 역할 해야 한다'는 직접 지시도 여러 번 내리셨다고 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생명과 연결된 문제다. 사회적 삶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부 부처 간 협조는 기본값이다.
지난 10일 대통령께서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나 불법 도박 등 범죄에 이용되는 사이트가 해외 소재 등의 이유로 합법적인 폐쇄·차단이 불가능할 경우 초국가범죄 담당 기관들에 물리적 파괴·폐쇄 조치를 단행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히셨다. 그 지시는 결국 국민의 지시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고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찰청과 협력해서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에 대한 능동적 방어를 위한 화이트 해커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역시 준비하고 있다. 이 부분도 AI 성평등 포럼을 진행하면서 IT 전문가들과 만나 사이트 폐쇄 등 대응을 위한 자문을 구했다."
- 인터뷰 초반에 얘기한 '다리'가 다시 생각하는 지점이다.
"다리가 여러 개여야 한다. 다리를 놓는 정도가 아니라 거미처럼 감싸서 사이트를 고사 시켜야 한다. 기술 발전이 재앙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주도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원민경#친밀한관계폭력#디지털성범죄#성평등가족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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