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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라던 삼성 파운드리의 민낯과 정부의 오판

'대박'이라던 삼성 파운드리의 민낯과 정부의 오판

요약

지난 6월, 기사 제목입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 계획에 이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구글 모바일 칩 핵심 부품 수주를 논의 중이라 곧 '대박'이 터질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7월 말 의 이 기사는 이러한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연내에 테일러 2기 팹 착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며, 조만간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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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연합뉴스
<테슬라·엔비디아에 구글까지... TSMC 병목에 삼성 '대박' 터지나>

지난 6월, <중앙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 계획에 이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구글 모바일 칩 핵심 부품 수주를 논의 중이라 곧 '대박'이 터질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 늘린다 "美 테일러팹 2기 연내 착공">

지난 7월 말 <동아일보>의 이 기사는 이러한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연내에 테일러 2기 팹 착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며, 조만간 파운드리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에 진짜 반등의 기회가 온 것일까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차이

반도체 산업은 제품에 따라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됩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첨단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80%를 웃돕니다.

반면 데이터를 연산·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메모리의 두 배 이상에 달하지만,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고작 3% 안팎에 불과합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에 심각할 정도로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통상 한 기업이 설계부터 제조, 판매까지 도맡는 종합반도체회사(IDM) 구조로 움직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는 종류가 워낙 방대하고 기술이 복잡해 전문 분업 체계가 일반적입니다.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가 설계를 맡고, TSMC 같은 파운드리가 위탁 생산을 담당하며, ASE나 앰코(Amkor) 같은 후공정(OSAT) 업체가 패키징을 진행합니다. 여기에 ARM 같은 IP 기업과 GUC 같은 디자인하우스가 생태계를 촘촘히 뒷받침합니다.

시스템 반도체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를 통해 모바일 AP를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를 통해 자사 칩과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을 위탁 생산하는 등 고군분투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18년 한때 18%대의 점유율로, 시스템 반도체 1위 TSMC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플, 구글, 퀄컴 등 핵심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수율과 품질 등의 이유로 줄줄이 TSMC로 이탈하면서 2024년 3분기부터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고, 그 결과 수년째 조 단위 적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연일 '대박'의 꿈을 외치는 분야가 바로 이 부진의 늪에 빠진 파운드리 사업부입니다.

뒤로 밀리기만 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현실

그렇다면 언론 보도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부활하고 있는 것일까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수치는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 8월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 2분기 파운드리 시장이 AI 반도체 관련 주문 급증과 생산시설 재배치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각 사의 시장점유율을 발표했습니다.

TSMC는 전년 동기 대비 시장점유율이 2%포인트 늘어난 73%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2위는 7%를 차지한 삼성전자인데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오히려 점유율이 1%포인트 줄었습니다. 그 뒤를 중국의 SMIC가 5%의 시장점유율로 바짝 따라붙었습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는 5.9%로 2위 입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는 5.9%로 2위 입니다.트렌드포스
지난 9월 9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역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TSMC가 72.5%로 1위, 삼성전자가 5.9%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6.5%였는데 2분기에 5%대로 떨어진 겁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4%로 3위를 차지한 중국의 SMIC와 비교하면 그 격차는 0.5%p밖에 나지 않습니다.

국내 언론의 보도와 시장 지표의 극단적인 괴리는 삼성전자의 자체 경영실적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반도체 부문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매출액은 127.5조 원이고, 그중 89.2조 원이 영업이익입니다.

반도체 부문의 매출 127.5조 원 가운데에서도 메모리 부문이 120.8조 원으로 약 95%를 차지합니다. 보고서에는 AI 서버 수요 폭증과 D램·HBM 가격 상승 덕분에 이런 성과를 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비메모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실적 페이지에 있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비메모리의 실적 페이지에는 빠졌습니다.

삼성전자 2분기 경영실적 보고서 내용 중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의 실적. 반도체 전체 매출의 5% 남짓한 실적에 메모리 실적 페이지와는 달리 숫자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2분기 경영실적 보고서 내용 중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의 실적. 반도체 전체 매출의 5% 남짓한 실적에 메모리 실적 페이지와는 달리 숫자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삼성전자 경영실적 보고서
그래서 따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반도체 전체 매출액 127.5조 원에서 120.8조 원을 빼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의 매출은 약 6.7조 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2026년 1분기의 6.9조 원에 비하면 대략 2천억 원 정도가 줄어든 겁니다. 반도체 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맞이하고 메모리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인 지금,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점유율을 잃으며 후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거짓말

그렇다면 현시점 삼성전자에 정말로 필요한 반도체 제조 시설은 무엇일까요? 메모리 반도체 팹일까요, 아니면 일감이 부족한 파운드리 팹일까요? 답은 이미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 P4와 P5 라인에서 파운드리 구축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축소하고, 그 자리를 수요가 확실한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이 과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가동률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설령 언론 보도대로 일부 빅테크의 추가 물량을 수주한다 해도 이미 투자된 평택 라인과 미국 테일러 팹만으로도 감당이 가능한 형편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삼성전자에 시스템 반도체 팹 5기를 지으라며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에 약 728만㎡(약 220만 평) 규모의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당시 윤석열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300조 원대 민간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바로 그 사업입니다.

당사자인 기업의 현실적 수요와 정반대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으라며 천문학적인 혈세와 행정력을 쏟아붓는 기형적인 구조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국가산단이 완공되더라도 파운드리가 들어갈 필요가 없어 결국 메모리 팹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현실성 결여뿐만 아니라 인프라 문제도 심각합니다. 대규모 전력과 용수가 필수적인 용인 국가산단은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요구조건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충족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대규모 반도체 시설의 수도권 집중은 국가 균형발전 기조에도 정면으로 역행합니다. 폭발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때문에 반도체 팹 건설에 속도전이 필요한 시기에, 토지 보상과 용수·전력 갈등으로 첫 번째 팹 완공조차 7년째 지연되고 있는 인근 SK하이닉스 클러스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큽니다.

수요 기업의 실제 필요도, 산업적 타당성도 입증되지 않은 채 결국 메모리 단지로 전락할 것이 뻔한 사업을 두고, 정부는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허울 뿐인 구호를 붙잡고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예비타당성조사는 면제되었고 수도권 공장총량제도 풀렸으며, 1979년 지정된 평택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환경·기후영향평가 간소화까지 일사천리로 강행되었습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국가산단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국가산단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경기환경운동연합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되는 국책 산업단지는 추진 사유가 합리적이어야 하고 목적이 분명하며 과정이 투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그 어느 기준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임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조차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현 정부마저 문제점을 뻔히 알면서 그대로 이어받아 계속 밀어붙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라도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무작정 끌고 갈 것이 아니라, 기업의 냉정한 현실 수요를 바탕으로 산단 계획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추가로 산단이 필요하다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방에 제 2, 제 3의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면 됩니다. 그게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초격차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반도체 #용인국가산단 #삼성전자 프리미엄

반도체 특별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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