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9월 14일 오후, 베이징 외교부 정례 브리핑. 로이터 기자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프런티어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하고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가 지지를 밝혔는데 이 논의 속에 "중국의 AI 우위가 미국에 국가안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함께 담겨 있다며 중국의 입장을 물은 것입니다.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郭嘉昆)의 답은 짧았습니다. 위협 서사를 퍼뜨리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어느 쪽 이익에도 맞지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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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오후, 베이징 외교부 정례 브리핑. 로이터 기자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프런티어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하고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가 지지를 밝혔는데 이 논의 속에 "중국의 AI 우위가 미국에 국가안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함께 담겨 있다며 중국의 입장을 물은 것입니다.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郭嘉昆)의 답은 짧았습니다. 위협 서사를 퍼뜨리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어느 쪽 이익에도 맞지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AI가 기술이 아닌 안보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9월의 뉴스들을 시간대로 분석해 봅니다.
9월 8일, 미국 안보 기관이 '증류'를 안보 문제로 올리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청(CISA), 연방수사국(FBI)이 공동 공고를 냈습니다. 중국 AI 기업 6곳이 미국 프런티어 모델을 '산업 규모'로 증류(Distillation)해 능력을 흡수했다는 내용이었고, 명단에는 딥시크(DeepSeek), 키미(Kimi), 알리바바(Alibaba)가 포함되었습니다. 기업 간 기술 분쟁이나 약관 분쟁에 가까웠던 사안을 안보 기관이 처음 공식적으로 다룬 것입니다.
9월 9일, 중국 상무부의 맞대응
상무부 대변인의 세 층위의 답변으로 응수했습니다 .
첫째, '산업 규모 증류' 주장은 사실 근거도 법적 근거도 없으며 증류는 미국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모델 기업이 쓰는 중립적 기술이라는 것. 둘째, 안보 부서가 공고를 낸 것은 개별 기업의 이익을 국가 안보에 묶은 것이고, 일부 미국 AI 기업이 이용약관에 넣은 광범위한 지역 제한 조항을 뒷받침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
셋째, 증류 단속을 명분으로 중국 기업을 압박하면 반드시 맞대응 하겠다는 것. 그러면서도 같은 답변에서 상무부는 대화 의지도 밝혔습니다. 양국 정상이 AI 정부 간 대화에 이미 합의했으니, 평등호혜 원칙에 따라 건설적 논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선은 긋되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었습니다.
9월 12일, 아모데이가 '속도제한'을 공식 의제로 꺼내다
앤트로픽(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장문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를 발표했습니다. 안전·정렬(Alignment) 연구가 따라갈 수 있도록 AI 역량 향상 속도 자체를 늦추자는 제안이고, 3단계 계획 중 첫 단계는 앤트로픽이 먼저 이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외부 평가자에게 직원 수준의 상시 접근권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올트먼은 속도 조절에 동의하며 OpenAI도 같은 조치를 하겠다고 했고, 머스크는 "Dario is right(다리오가 옳다)"라는 세 단어로 답했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도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에세이에는 중국에 관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미국이 늦출 수 있는 폭은 중국에 대한 우위만큼이며, 그 이상 늦추면 중국 공산당과 연관된 프로젝트가 앞서 나가 국가안보 위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세이는 대응책을 함께 제시합니다. 첨단 AI 칩과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 금지, 칩 밀수와 해외 데이터센터 원격 접근 단속, 권위주의 국가 기업의 무단 증류 단속입니다. 나흘 전 안보기관의 증류 공고와 같은 선 위에 놓인 논리입니다.
다만 올트먼과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속도조절'이었지 중국 관련 조치까지 지지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감속은 국가를 불문한 산업 전체에 대한 제안이지만, 경쟁의 반대편에는 여전히 중국이 놓여 있습니다.
9월 13~15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는 '누가 속도를 정하는가'를 묻다
미국의 속도제한론에 대해 14일 궈자쿤 대변인은 AI는 전 인류의 공동 복지에 관한 문제이며 AI에 대한 위협론을 확산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각국이 AI를 "개방·포용·보편·선(善)"의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5일에는 개별 국가나 기업만으로는 효과적인 해법을 만들 수 없고, 진정한 다자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환구시보(环球时报)는 13일과 15일 두 차례 논평을 냈습니다. 아모데이의 글이 공익과 안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술 독점과 시장 우위를 지키려는 것이라는 비판이었습니다. 차이나데일리(China Daily)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짚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중국 기술을 '위험'하다고 하면서 상업적으로는 '쓸 만하다'고 보는데 이는 중국 오픈소스 AI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방증이라는 것입니다.
중국이 문제 삼는 것은 '속도 제한' 자체가 아니라 속도 제한 규칙을 왜 미국의 특정 기업이 쓰느냐에 대한 항변이었습니다.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 영향력 강세
OpenRouter 데이터에 따르면, 8월 31일~9월 6일 주간 전체 호출량은 115조 토큰이었습니다. 이 중 중국 모델이 56.72조로, 19주 연속 미국 모델을 앞섰습니다. 텐센트의 훈위안 Hy4 preview가 주간 14.7조 토큰으로 글로벌 1위에 올랐고, 즈푸AI는 네 개 모델을 동시에 Top 20에 올렸습니다. 딥시크는 9월 10일 V4.1 Flash를 내놓으며 API 가격을 한 번 더 내렸습니다.
다음 주(9월 7~13일) 플랫폼 전체 호출량은 127조 토큰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Top 20 중 12개가 중국 모델이었습니다. 한편 단일 모델 순위 1위는 4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미국 모델(GPT-5.6 Luna)이 되찾았습니다. 외교 문서가 논쟁하는 동안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는 중국의 오픈웨이트 모델이 점점 잠식해 나가는 중입니다.
미국의 AI 위협론에 담담하게 할일 하는 중국
미국은 증류 문제를 안보화하고 프런티어의 속도를 조절하되 중국과의 격차는 벌려두자는 설계를 내놓았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규칙 싸움에 정면으로 뛰어들지 않으면서 오픈 웨이트 생태계와 낮은 가격으로 토큰 이코노미의 지배권을 넓히는 쪽을 택했습니다. 미국의 논변에 직접 부딪히는 대신 인프라를 장악하는 방식입니다. 앤트로픽의 속도조절론과 AI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서사에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황도 트럼프 대통령도 가당치 않는 소리라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속도의 기준도, 위협의 정의도 나라마다 다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이익집단이 '보편적 인류'를 말할 때, 그 말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법적 규제가 뒷받침하지 않는 기업 대표의 에세이와 SNS 발언은 또 어떤 집행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중국이 가속페달을 밟는데 미국은 잠시 멈춤 태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AI 경쟁은 핵개발 시대의 국가 간 갈등 구조와 겹쳐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임선영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 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AI위협론 #앤트로픽 #다리오아모데이 #엔비디아 #중국AI미래지도 프리미엄
임선영의 중국 AI 미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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