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이춘백 감독비운의 수작 ‘언더독’ 뉴마스터링9분 자르고 제목 바꿔 ‘길 위의 뭉치’로 개봉 동물권 등 주제의식 현재에도 유의미야산과 재개발 지역 한국적 정취 물씬 서울대 미대 선후배 리얼리즘·사회 비판 담은 작품 세계 1차 색보정에 AI 활용 “젊은 작업자들에게 기회일 수도”영화 한 장면. 오돌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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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이춘백 감독
비운의 수작 ‘언더독’ 뉴마스터링
9분 자르고 제목 바꿔 ‘길 위의 뭉치’로 개봉
동물권 등 주제의식 현재에도 유의미
야산과 재개발 지역 한국적 정취 물씬
서울대 미대 선후배
리얼리즘·사회 비판 담은 작품 세계
1차 색보정에 AI 활용
“젊은 작업자들에게 기회일 수도”
영화 <길 위의 뭉치> 한 장면. 오돌또기 제공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미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 200만 관객을 돌파한(222만명) 기록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신드롬급 인기를 보여주는 이 지표는 반대로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63)과 이춘백 감독(62)의 차기작 <언더독>(2019)은 그 아성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주인에게 버려진 ‘뭉치’(목소리 도경수)가 길 위에서 산 지 오래인 ‘짱아’(박철민)와 들개 ‘밤이’(박소담) 등 동물을 만나면서 자유를 꿈꾸는 내용이다. 6년의 제작 기간 끝에 완성된 영화는 한국 수묵화의 영향을 받은 듯한 독창적인 작화와 묵직한 주제 의식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극장 성적은 누적 관객수 19만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길 위의 뭉치>의 이춘백(왼쪽), 오성윤 감독이 12일 경기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08.12. 정효진 기자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한 장면. 명필름 제공
19일 개봉한 <길 위의 뭉치>는 아쉬움을 남긴 수작을 ‘뉴마스터링’한 영화다. 단순 재개봉이 아니라 102분을 93분으로 줄이고 제목도 직관적으로 바꿨다. “이렇게 묻히기에는 아깝다”는 판단에 <마당을 나온 암탉>을 투자·배급한 명필름이 팔을 걷어붙인 결과다.
“애니메이션은 스토리보드(주요 장면을 그림으로 정리한 계획표) 단계를 넘어가면, 편집이라는 게 없어요. 그대로 만드는 거죠. 100분짜리 영화에서 10분을 자르는 건 피와 살을 도려내는 것과 같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만난 이 감독이 말했다. 오 감독은 “이번 편집은 명필름 이은 대표와 심재명 대표가 주도했다”며 “저희는 모든 장면에 애정이 크니, 그렇게 해야만 했다”고 했다. 캐릭터를 부연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극의 호흡을 느리게 만든 일부 장면이 편집됐다.
7년이 흘렀지만, 동물권에 대한 존중이 담긴 진보적 주제의식이 현재와 발을 맞춘다. 한국의 야산과 재개발 지역을 배경으로 한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정취가 이보다 더 잘 묻어날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서울 명소를 매끈하게 담아냈다면, <길 위의 뭉치>는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뒷산과 골목을 정겹게 펼쳐낸다.
영화 <길 위의 뭉치>의 ‘뭉치’(목소리 도경수). 오돌또기 제공
영화 <길 위의 뭉치> 한 장면. 오돌또기 제공
리얼리즘을 추구하며 사회 비판적 요소를 담고자 하는 것은 서울대 미대 선후배인 두 감독이 1997년 제작사 오돌또기에서 뭉칠 때부터 추구한 바다. 오 감독은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결이 다른 우리만의 가치를 찾고자 했다”며 “대중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작화를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우리나라 날씨와 환경에 맞는 그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모두 한 곳으로 갈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의 길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감독이 덧붙였다.
<언더독>의 흥행 실패를 딛고 <길 위의 뭉치>를 준비하며 두 감독은 ‘영화적 시선’이 넓어졌다. 이 감독은 “그전에는 영화적 호흡보다 서사적 당위를 중요시했던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AI(인공지능) 도구를 1차 색 보정에 사용한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이들은 “한계가 많아서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도 “AI라는 도구가 오히려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 하는 작업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애니메이션 ‘길 위의 뭉치’의 오성윤(오른쪽), 이춘백 감독이 12일 경기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길을 찾아야 하는 건 확실해요. 제반 시설은 우리 때보다 좋아졌지만, 투자 환경은 더 안 좋아졌어요. 젊은 감독들이 새롭고 독립적인 자기 콘텐츠를 만들 수가 없는 상황인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AI 시대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 감독이 말했다. 이 감독은 “모든 걸 손으로 그리던 저로서는 제 가치가 사라진 것 같고 허망한 데가 있지만,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더라”고 했다.
두 사람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야기에 깊이 있는 안목을 녹여낼 수 있는 창작자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의미에서 2027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영화적으로 서사를 펴는 노하우가 있는 사람의 애니메이션이니 궁금하더라”고 했다.
앞으로도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볼 만한 영화’(오성윤), ‘우리나라의 현실과 역사를 다룬 작품’(이춘백)을 만드는 것이 두 사람의 목표다. 지금은 홍민정 작가의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시리즈로 만들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 키즈’라는 후배 이주환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유레카>를 함께 준비 중이기도 하다. 학원 뺑뺑이에 지친 서울 홍제동의 초등학생들이 세상을 뒤집어엎을 계획을 세우는 발칙한 이야기다. “늘 한국 애니메이션에도 시스템이 생기길 바라왔다”는 오 감독은 “소규모지만 저희가 경험한 것을 전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처럼… 토종 애니, 꿈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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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article/201107272127035#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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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오랜만에 찾아온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주인에게 버려진 개들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인간을 피해 자유로운 땅을 찾아가는 모험담이다. 개들이 지난 곳곳에서는 한국 사회의 이면이 드러난다. 처음 버려진 개들은 서울의 한 재개발지구에 모여 산다. 개장수에 붙잡힌 친구를 구하려다 ‘개 공장’을 지나친다. 고속도를 거쳐 이들이 당도한 곳은 남과 북의 경...
https://www.khan.co.kr/article/20190121134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