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I 선언]AI 전 영역 ‘빅테크 고객’ 확보…한국, AI 공급망 주도권 잡는다](https://img.khan.co.kr/news/2026/07/26/l_2026072701000775800076671.jpg)
요약
글로벌 CEO들과 한자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이해진 네이버···
본문
글로벌 CEO들과 한자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이해진 네이버 의장. 샌프란시스코 | 이준헌 기자
메모리·파운드리·데이터센터·피지컬 AI 망라한 ‘초대형 MOU’
삼전, 브로드컴과 2000억달러…SK, 엔비디아 등과 7500억달러
한·미 기술 동맹 기반…특정 기업 의존 줄이고 기술 주권 확보 과제
한국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AI) 서밋’을 계기로 반도체 부문에 9500억달러(약 1390조원) 규모를 비롯해 AI 인프라 등 차세대 AI 생태계 전반에 초대형 투자·협력에 합의했다. 이번 협력으로 두 나라는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까지 아우르는 ‘기술동맹’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글로벌 AI 공급망 선도와 함께 국내 AI 생태계 강화 및 독자적 기술 주권 확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이번에 발표된 삼성·SK·현대자동차·네이버 등과 미국 빅테크·AI 기업들 간 협약 체결 및 투자·협력 내용은 반도체부터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까지 AI 산업의 전 영역에 걸쳐 있다. 전 세계 AI 산업을 주름잡는 두 나라 기업인들이 서밋에 나란히 참석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피시앤드칩스’ 회동을 하는 장면은 한국이 AI 공급망을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줬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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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내용을 살펴보면 AI 공급망 및 생태계에서 가진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드러난다.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넘어서 AI 인프라의 핵심축으로 부상한 것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미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과 5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AI 칩 파운드리 협력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구글 등 빅테크의 주문형반도체(ASIC)를 생산하는 브로드컴과 함께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AI 칩 생산과 첨단 패키징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갖춘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삼성전자의 ‘턴키’(일괄수주) 역량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SK그룹도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앤트로픽 등과 5년간 총 7500억달러 규모의 협력에 합의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및 MS와 HBM 등 서버용 메모리 장기 공급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을 도입해 국내 최대 2GW 규모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앤트로픽과도 GW급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빅테크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지능형 공장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및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함께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최대 100억달러 규모 투자·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소버린 AI’ 구축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 기술 역량과 클라우드, AI 모델을 통합해 제공하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국가와 집단, 개인마다 여러 AI가 나타나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앤트로픽과 클로드 기반 기업용 AI 서비스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앤트로픽의 AI 기술력과 삼성SDS의 산업별 디지털 혁신 경험을 결합해 국내 AI 시장의 성장을 함께 주도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에는 미·중 기술경쟁이 심화하는 구도에서 미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AI 공급망 안정성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국 기업들로서도 향후 글로벌 AI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인 위치에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미 빅테크와 협력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국내 AI 인프라와 생태계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첨단기술 통제 흐름에 맞서 ‘기술 주권’ 관점에서 독자적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