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지난 1월 취임해 6개월을 맞은 이준 한국철도학회장을 16일 학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철도를 단순한 '탈 것'을 넘어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을 살릴 '거대한 플랫폼'이자 '공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학회를 산·학·연·관과 청년 연구자가 융합하는 '놀이터'로 탈바꿈시키며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8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의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K-철도의 경험을 아시아 공동 의제로…
본문
지난 1월 취임해 6개월을 맞은 이준 한국철도학회장을 16일 학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철도를 단순한 '탈 것'을 넘어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을 살릴 '거대한 플랫폼'이자 '공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학회를 산·학·연·관과 청년 연구자가 융합하는 '놀이터'로 탈바꿈시키며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8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의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K-철도의 경험을 아시아 공동 의제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지난 1월 철도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지 6개월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학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연결돼 새로운 담론을 만드는 열린 플랫폼이자 놀이터가 돼야 한다'며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젊은 학회'와 '소통'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누구나 편하게 참여해 담론을 나누는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 5월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분과별 세션을 고르게 안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대전환 속 철도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철도 운영 적자와 시설 노후화 등 현장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 학회를 '놀이터'이자 '열린 플랫폼'이라고 정의하셨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이런 변화를 결심하게 됐나?
"학회를 '놀이터'로 표현한 것은 전문성이 더 자유롭게 교류되는 장을 만들자는 의미다. 현재 철도는 AI, 디지털전환, 탄소중립 등 한 분야만으로 풀리지 않는 복합적인 시스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분절된 논의 구조를 넘어, 산·학·연·관이 자유롭게 만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실험하는 열린 플랫폼이 필요하다. 제가 말한 놀이터는 단순한 친목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가 분출하고 세대와 분야가 융합되는 지적 실험장이다."
AD - 임원 구성에서 산업계 인사를 적극 참여시키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장 전문가들이 결합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는 무엇인가?
"'젊은 학회'는 임원의 연령을 낮추는 게 아니라 사고방식과 지식의 순환을 젊게 만들자는 뜻이다. 철도는 연구실 안에서만 답을 찾을 수 없는 복합 시스템 산업이기에, 학술적 깊이에 산업계의 현장 경험이 결합되어야 한다. 특히 AI, 디지털트윈, 혼잡 해소 등은 실증과 현장 적용성이 중요하므로 산업계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계가 이론과 비전을 제공하고 산업계가 현장의 수요를 제시할 때, 학회는 단순한 발표장을 넘어 철도산업의 미래 의제를 설계하는 열린 플랫폼이 될 수 있다."
- 철도를 '모빌리티' 관점에서 보며 도시, 부동산, 에너지 등과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기술중심 철도'와 현재의 '플랫폼 중심 철도'는 시민 삶에 어떤 차이를 만드나?
"과거 철도가 열차의 빠르고 안전한 운행이라는 개별 기술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시민의 생활권과 도시 구조, 지역경제를 바꾸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플랫폼 중심 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주거, 일자리, 문화의 접근성을 높이고 역을 중심으로 도시공간을 재편한다. 시민에게 더 넓은 생활권과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철도는 이제 '탈 것'을 넘어 시민의 시간과 도시의 경쟁력, 지역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핵심 사회 인프라이다."
- 운영 적자 여부로만 철도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는 관성적인 평가 방식이 왜 위험하다고 보는지, 경제적·사회적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운영수지만으로 철도사업을 평가하는 것은 비용은 좁게 보고, 사회적 편익은 크게 누락하는 방식이다. 철도는 운임 수입 외에도 도로 혼잡 완화, 탄소 저감, 지역 접근성 개선,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등 막대한 사회적 편익을 만든다. 노선별 흑자·적자만 따지면 철도가 없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놓치기 쉽다. 이제는 운영수지를 넘어 사회적 비용 절감, 환경적 편익, 지역 기회 확대까지 반영하는 종합적 평가체계가 필요하다."
- 철도의 '세련된 이미지'는 어떤 의미인가? 대중에게 철도가 단순한 '탈 것'을 넘어 어떤 가치로 기억되길 바라나?
"철도의 '세련된 이미지'는 외형을 넘어 빠르고 정시성을 갖추며 도시의 품격과 시민의 생활방식을 높이는 이미지다. 과거의 무거운 산업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디지털, 친환경, 도시문화가 결합된 현대적 생활 플랫폼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대중에게 철도가 단순한 탈 것을 넘어 기억되길 바라는 가치는 세 가지다. 첫째는 정시성과 안전성으로 시민의 시간을 지켜주는 '신뢰'다. 둘째는 접근성을 높여 선택지와 지역 기회를 확장하는 '품격 있는 생활권'이다. 셋째는 탄소중립 시대에 미래세대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지속가능성'이다. 결국 철도의 세련됨은 빠른 교통수단을 넘어 '좋은 도시와 삶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국민들이 철도를 시간을 아끼고, 도시를 연결하며, 지역을 살리고 환경을 지키는 공공 플랫폼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
- 철도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 발전'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학회는 어떤 정책적 제언을 준비하고 있나?
"지역소멸 시대 철도는 사람과 산업을 붙잡는 인프라다. 역세권, 산업, 대학, 주거의 연계가 필수적이며 학회는 세 가지 정책을 제언해야 한다. 첫째, 평가체계에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반영하는 것이다. 수도권 위주의 비용·편익 분석을 개선해 인구 유입 지표 등을 보완해야 한다. 둘째, 철도역을 재생 거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역세권과 폐선부지 결합 개발로 역을 경제 플랫폼화해야 한다. 셋째, 지역 지회를 정책 실험실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자체, 대학, 기업이 필요한 전략을 직접 제안하도록 해야 한다. 결국 선로 중심 계획을 넘어 철도가 지역의 생활·산업·의료권을 회복시키는 플랫폼형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
- 최근 철도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사회적 의제는?
"가장 시급한 의제는 철도를 어떤 사회 인프라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합의다. 철도는 기후위기, 지역소멸, 대도시권 혼잡, 이동권 문제 해결의 도구여야 하며, 이를 위해 네 가지 의제를 제안한다.
첫째는 탄소중립 시대의 교통체계 전환이다. 철도는 전 세계 수송량 대비 배출량이 1% 수준인 저탄소 사회의 핵심 수단이다. 둘째는 지역균형발전과 생활권 재편이다. 중소도시를 하나의 광역 생활권으로 묶어 지방소멸에 대응해야 한다.
셋째는 대도시권 혼잡완화와 이동권 보장이다. 철도는 출퇴근 수단을 넘어 시민의 기본권과 직결된다. 넷째는 단기 수요 중심의 투자 평가방식 전환이다. 탄소감축, 지역재생 등 사회적 편익을 종합 평가해야 한다. 결국 철도학회는 어디에 투자하고 연결할 것인지 사회적 선택을 공론화하고, 기술과 정책, 현장의 언어를 연결해 더 나은 교통체계를 위한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 'AI와 모빌리티 전환' 속에서 철도 산업의 발전 방향과 시급히 확보해야 할 미래 기술은?
"AI와 모빌리티 전환 속에서 철도는 데이터, 자동화, 에너지를 통합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과거 철도가 건설과 설비중심 산업이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AI, 자동화, 에너지, 연계교통을 통합하는 운영중심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경쟁력은 속도보다 똑똑하고 안전한 시스템 구현에 달려 있다. 특히 AI기반 통합 관제, 디지털트윈 유지보수, 자율운행, 사이버보안 등의 기술확보가 중요하다. 기존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고장과 사고를 사전에 예측하며,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철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학회는 이러한 기술들을 개별 연구가 아니라 하나의 철도 시스템 혁신 의제로 묶어내야 한다."
- 하반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해외 학술대회는 어떤 의미를 갖나?
"8월말 방콕 해외 학술대회는 단순한 교류를 넘어 한국 철도의 의제를 국제무대에 올리는 장이다. 방콕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본부가 있는 동남아 물류의 거점이다. 아시아횡단철도망, 지속가능 교통체계 등을 논의하는 핵심기구인 UNESCAP과의 협력은 한국 철도의 기술과 정책경험을 아·태 지역의 공동의제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 과제인 고속철도, 도시철도, 역세권 개발, 디지털철도, 탄소중립 등을 논의하는 이번 대회는 한국철도학회가 아시아 철도 담론을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결국 UNESCAP과의 공동 학술대회는 각국의 도시화, 기후위기, 물류 효율화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협력의 장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학회는 아·태 철도 발전에 기여하는 국제적 지식 네트워크로 성장하고자 한다."
- K-철도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학회 차원의 네트워킹 전략은?
"K-철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차량·시공을 넘어 계획, 운영, 유지보수, 도시개발을 아우르는 패키지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 해외시장은 단순 장비 구매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과 기술이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국제 공동세션, 영문 보고서, 상설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철도의 지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결국 학회의 역할은 한국 철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받는 글로벌 모델로 정립하는 것이다."
- 회장님이 꿈꾸는 '미래 철도 강국'의 조건은?
"미래 철도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단순히 빠른 열차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철도강국은 기술력, 운영역량, 산업 생태계, 정책역량, 국민의 신뢰가 갖춰진 나라다. 고속철도 건설을 넘어 AI기반 관제, 디지털트윈, 자율운행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해 운영과 연결해야 한다. 또한 철도는 탄소중립, 지역균형발전, 대도시권 혼잡완화, 물류 경쟁력을 이끄는 성장전략의 핵심 플랫폼이다.
철도로 생활권을 넓히고 지역 기회를 키우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폐쇄적 구조를 탈피하고 산·학·연·관이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며, 학회는 이들의 지식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결국 철도 강국은 '철도를 잘 만드는 나라'를 넘어, 철도를 통해 더 나은 도시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설계하는 나라다."
- 학회장 임기 동안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는 핵심 과제는?
"제 임기 동안 한국철도학회를 '열린 지식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문화를 반드시 뿌리내리겠다. 철도는 AI, 탄소중립, 지역균형발전 등이 연결된 복합 산업이기에 논문 발표 중심을 넘어 현장문제를 정책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순환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회와 분과활동을 활성화하고, 산업계와 청년 연구자의 참여 문턱을 낮추며,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포럼을 정례화하겠다. 임기 후 학회가 '새로운 사람과 의제를 만나 한국 철도의 방향을 논의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남기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 철도 분야에 입문하려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젊은 연구자들에게 철도를 너무 좁게 보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과거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기본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도시, 데이터, 지역발전, 탄소중립까지 이해해야 한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도시구조, 국가 산업 경쟁력을 바꾸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선로 위 기술자를 넘어 사람의 이동과 미래를 설계하는 전문가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AI, 빅데이터, 도시계획, 부동산 등 다른 분야와 통섭할 수 있는 경계를 넘는 태도가 중요하다. 미래 철도인은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의 이동 질서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철도는 시민 삶과 직결된 공공 인프라다. 정시성이나 요금 뒤에는 안전, 차량, 관제, 도시계획 등 수많은 전문 영역이 연결되어 있다. 철도정책은 전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의 시간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어느 노선이 필요한지, 혼잡과 환승은 어떻게 개선할지 등 시민의 경험은 중요한 정책 자료다. 학회는 이 목소리를 전문적 분석과 연결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께서 철도를 단순한 탈 것이 아니라 시간을 아끼고 지역을 살리며 환경을 지키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학회도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지식과 현장, 정책을 잇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이준#한국철도학회장#지역소멸#균형발전#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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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 고창남 (kcn0822) 내방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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