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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보다 숲나무가 중요"... 기후위기시대, 김택환이 꺼낸 '신산림국부론'

"AI보다 숲나무가 중요"... 기후위기시대, 김택환이 꺼낸 '신산림국부론'

요약

산은 많다. 하지만 산으로 잘사는 나라는 아직이다. 대한민국 국토의 63%는 산림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산림국가다. 한때 민둥산이던 국토를 푸른 숲으로 바꾼 경험도 있다. 전쟁과 가난을 겪은 나라가 치산녹화에 성공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자주 거론된다. 질문은 여기부터다. 우리는 정말 숲을 제대로 쓰고 있는가. 숲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자연, 주말에 걷는 휴식 공간, 산불이 나면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 …

본문

 지난 5일 강원 인제군 남면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하늘 높이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초록빛 신록과 봄 햇살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작나무숲은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지나 이달 1일부터 다시 개방되었으며, 하절기인 5∼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입산할 수 있다.
▲지난 5일 강원 인제군 남면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하늘 높이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초록빛 신록과 봄 햇살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작나무숲은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지나 이달 1일부터 다시 개방되었으며, 하절기인 5∼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입산할 수 있다. ⓒ 인제군

산은 많다. 하지만 산으로 잘사는 나라는 아직이다. 대한민국 국토의 63%는 산림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산림국가다. 한때 민둥산이던 국토를 푸른 숲으로 바꾼 경험도 있다. 전쟁과 가난을 겪은 나라가 치산녹화에 성공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자주 거론된다.

질문은 여기부터다. 우리는 정말 숲을 제대로 쓰고 있는가. 숲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자연, 주말에 걷는 휴식 공간, 산불이 나면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 원장이 내놓은 새 책 <넥스트 포레스트–신산림국부론>에서 던지는 문제 의식은 분명하다. 기후위기와 경제패권 전쟁의 시대에 숲과 나무를 국가전략자산으로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숲은 더 이상 산림청만의 정책 영역이 아니다. 탄소중립, 산업전략, 지역균형발전, 국민건강, 남북협력, 심지어 국가의 정신문화와도 연결되는 핵심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김 원장은 이를 '신산림국부론'이라고 부른다. 숲을 지키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가꾸고 활용해 새로운 국부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민둥산을 푸른 숲으로 바꿨지만, 거기서 멈췄다

AD 한국의 산림사는 성공담으로 기억된다. 1960~70년대 치산녹화 사업을 거치며 헐벗은 산은 빠르게 숲으로 바뀌었다. 나무가 사라진 산에 다시 나무가 심어졌고, 산사태와 홍수 피해도 줄었다. 한국은 산림녹화 성공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 성공을 "절반의 성공"으로 본다. 숲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숲을 통해 국민이 더 잘살고 더 건강해지고 더 창의적으로 사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비교 대상으로 김 원장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나라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다. 이들 국가는 숲을 단순한 자연경관으로 보지 않는다. 목재산업, 산림치유, 산악관광, 교육, 복지, 지역경제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한다. 독일의 산림 관련 종사자는 110만 명에 이르고, 산림산업 매출은 224조 원 규모로 소개된다. 산림치유 산업도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반면 한국은 산은 많지만 목재 자급률도 낮고, 산림산업의 규모도 제한적이다. 산을 바라 보는 인식 역시 여전히 '보존'과 '관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이 지점에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숲은 닫아두어야 할 공간이 아니라, 잘 가꾸고 제대로 활용해야 할 공공 자산이자 경제 자산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대목은 산림을 환경문제에만 가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숲을 국가안보와 연결한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산림의 전략적 가치는 커진다. 숲은 탄소를 흡수하고, 물을 저장하고, 폭염을 완화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킨다. 도시의 나무는 체감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줄이며, 빗물 유출과 소음을 완화한다. 이것만으로도 산림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

숲은 탄소흡수원을 넘어 국가안보 자산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 이희훈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목재는 건축과 에너지, 바이오산업의 원료가 된다. 청정 임산물은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제약 산업으로 연결된다. 산림 치유와 웰니스 관광은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복지 산업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이 "AI는 변수지만 숲나무는 상수"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는 산업과 생활을 바꾸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인간과 생태계가 살아갈 물과 공기, 탄소 순환, 기후 안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숲은 그 생존 조건의 바닥을 받치는 자산이다. 그런 점에서 김 원장의 주장은 단순한 산림 예찬이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국가운영 전략을 다시 짜다는 제안에 가깝다.

<넥스트 포레스트 – 신산림국부론>이 말하는 신산림국부론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숲의 존재와 보존이다. 숲은 생명체의 기반이며 인류 문명의 출발점이다. 김 원장은 신화, 종교, 철학, 역사 속에서 숲과 나무가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폭넓게 추적한다. 단군신화의 신단수, 석가모니의 보리수, 예수의 목수 이미지까지 숲나무를 인류 문명의 상징으로 읽어낸다.

둘째는 숲의 경제적 활용이다. 목재, 임산물, 바이오 원료, 산림관광, 산림치유 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 원장은 독일 등 산림선진국이 목재주택, 산림 클러스터, 임산물 산업, 산림휴양 인프라를 통해 숲을 경제성장의 기반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셋째는 치유와 힐링이다. 숲길 걷기, 명상, 피톤치드, 녹색 경관,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은 지친 현대인에게 회복의 경험을 제공한다. 초저출산, 높은 자살률, 극심한 경쟁과 양극화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에서 숲은 새로운 사회적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깨달음의 공간으로서의 숲이다. 김 원장은 숲을 단순한 휴식처가 아니라 브레인스토밍과 성찰, 영성의 공간으로 본다. 칸트, 헤겔, 괴테, 이황, 정약용 같은 사상가와 문인들이 자연과 숲을 통해 사유를 확장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숲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냥 산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의 미래를 바꾸는 기반으로 볼 것인가.

독일 넘어서자는 오래된 문제의식...경제, 환경 이어 남북협력 모델까지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이 내놓은 새책 <넥스트 포레스트-신산림 국부론>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이 내놓은 새책 ⓒ 자미산

그의 책에는 일관된 문제의식이 있다. '넥스트 코리아, 비욘드 저머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려면 독일을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강국이 됐다. 평화통일도 이뤘다. 제조업과 지방분권, 직업교육, 사회적 시장경제, 환경정책에서 한국이 참고해온 모델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이번 책에서 독일의 또 다른 힘으로 숲을 주목한다.

이를 위해 그는 220만 산주와 61만 임업인의 현실을 강조한다. 한국에는 산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산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얻는 구조는 충분히 만들어져 있지 않다. 산림경영은 어렵고, 목재 수확과 유통, 임산물 산업화, 산림서비스 산업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산림을 '국가 자산'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산을 가꾸는 사람들의 이익과 자부심을 높이는 정책은 부족했다.

김 원장은 이를 바꾸기 위해 AI, 드론, 인공위성, 라이다 등 첨단기술을 산림 관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산림자원 조사를 정밀화하고, 산불과 병충해를 예방하며, 산주가 자신의 산림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산림정책은 나무만 보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정책이어야 한다. 산주와 임업인이 살아야 숲도 산다.

그는 산림을 남북협력의 관점에서도 바라본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오래된 문제다. 식량난과 에너지난, 무분별한 벌채, 관리체계의 한계가 겹치면서 산림 훼손이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한국의 치산녹화 경험이 북한 산림복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나무를 심고, 양묘장을 만들고, 산림기술을 공유하는 일은 정치·군사적 긴장이 큰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협력 분야다. 여기에 국제기구와 다자협력까지 결합하면 남북 산림협력은 '통일미라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책의 메시지는 선명하다. 숲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산림은 경제이고, 복지이고, 교육이고, 문화이고, 안보이며,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산림 활용을 강조하다 보면 개발 논리로 흐를 위험도 있다. 보존과 이용의 균형, 생태계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조화, 산주 이익과 공익적 가치 사이의 조정이 필요하다. 신산림국부론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이 균형에 대한 더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김 원장이 던진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우리는 산을 많이 가진 나라다. 그런데 산으로 얼마나 잘살고 있는가. 숲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기후위기 시대에 숲을 국가전략의 중심에 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넥스트 포레스트 – 신산림국부론>은 이 질문에 대한 김택환 원장의 답이다. 민둥산을 푸른 숲으로 바꾼 나라가 이제는 푸른 숲을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로 바꿀 수 있을까. 그 출발점은 숲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데 있다.

Next Forest : 신산림국부론 - 숲나무에 대한 거의 모든 것

김택환 (지은이), 자미산(2026)


#김택환원장#넥스트포레스트#신산림국부론#기후위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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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 김종철 (jcstar21)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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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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