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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입주의자’ 정보수장마저 사임…‘네오콘’으로 회귀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비개입주의자’ 정보수장마저 사임…‘네오콘’으로 회귀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약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 국장. AFP연합뉴스미국의 해외 군사개입에 비판적이었던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결국 물러났다. 이란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개버드 국장은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대이란 전쟁 국면에서 사실상 배제 당해왔다. ‘비개입주의자’ 개버드 국장의 퇴장이 트럼프 행정부 내 네오콘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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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 국장. AFP연합뉴스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 국장. AFP연합뉴스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비판적이었던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이 결국 물러났다. 이란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개버드 국장은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대이란 전쟁 국면에서 사실상 배제돼 왔다. ‘비개입주의자’ 개버드 국장의 퇴장이 트럼프 행정부 내 네오콘의 부상을 더욱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개버드 국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자신의 엑스에 공개하면서 “희귀 골암 진단을 받은 남편을 돌보기 위해 다음 달 30일부로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털시는 놀라운 일을 해냈고, 우리는 그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그의 사임을 공식화했다.

개버드 국장은 가족 돌봄을 사의 배경으로 밝혔지만, 이면에는 백악관의 사퇴 압박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버드 국장은 지난해 3월 의회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샀다. 이란 핵시설 폭격을 염두에 두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6월 기자들에게 “개버드가 무슨 말을 했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후 개버드 국장은 정보기관 18곳의 총책임자임에도 주요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6월 8일 이란 핵시설 폭격 작전을 논의했던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배제당했고, 지난 2월28일 이란 공격 작전을 개시한 마러라고 상황실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국가정보국의 영문 약자인 ‘DNI’가 개버드 국장을 “초대하지 말라”(Do Not Invite)를 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돌았다고 한다.

참전 용사 출신으로 4선 하원의원(민주·하와이)을 지낸 개버드 국장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강력히 비판하며 미국의 해외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2020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이란과의 전쟁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2022년 민주당 지도부를 “전쟁광 엘리트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탈당한 후 2024년 “트럼프는 미국을 ‘어리석은 전쟁’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공화당에 입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런 개버드 국장이 이란과의 전쟁 국면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단순한 정보기관 수장의 경질 차원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내 ‘비개입주의자’의 쇠퇴와 군사 개입주의자들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2기 행정부 들어 네오콘으로 회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는 대신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무기를 활용한 수뇌부 제거 방식의 제한적 타격으로 군사개입의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보수 강경파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그가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으로 부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루비오 장관이 깊숙이 개입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의 성공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작전 승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쿠바 공격 계획에도 루비오 장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루비오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경쟁하는 비개입적 성향과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려는 성향을 모두 만족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적 충동을 외교정책으로 번역해내는 데 유난히 능숙하다는 평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이 부상하면서, 개버드 국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비개입주의자’이자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던 J D 밴스 부통령의 입지 역시 점점 좁아지고 있다.

네오콘 싱크탱크인 ‘밴덴버그 연합’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도 긴밀해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베네수엘라·이란 특사로 활동했던 엘리엇 에이브럼스가 이끄는 이 싱크탱크는 이스라엘 로비단체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이란 전쟁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이 단체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브라이언 캐버노 국토안보부 차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인사가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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