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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신과 함께 산다…젠지의 신세계, 神은 글쎄요 信은 있어요

나만의 신과 함께 산다…젠지의 신세계, 神은 글쎄요 信은 있어요

요약

타로·점성술부터 서울국제불교박람회까지 Z세대를 중심으로 ‘마음의 안정과 의미 찾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경향신문 자료사진Z세대는 신을 떠난 세대처럼 보인다. 18~29세의 72%가 무종교인이다. 물론 탈종교화는 청년 세대만의 현상은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빠르게 종교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무종교 인구는 전체의 51%로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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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점성술부터 서울국제불교박람회까지 Z세대를 중심으로 ‘마음의 안정과 의미 찾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경향신문 자료사진 사진 크게보기

타로·점성술부터 서울국제불교박람회까지 Z세대를 중심으로 ‘마음의 안정과 의미 찾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경향신문 자료사진

Z세대는 신을 떠난 세대처럼 보인다. 18~29세의 72%가 무종교인이다. 물론 탈종교화는 청년 세대만의 현상은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빠르게 종교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무종교 인구는 전체의 51%로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종교 인구 또한 고령화되고 있다. 개신교·불교·천주교 신자의 40~50%가 60세 이상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제도화된 종교에 기대지 않을 뿐, 이전보다 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색한다. 운세를 보고, 명상하고, 산에 올라 기를 받고, 템플스테이를 찾는다. 신앙은 희미해졌지만, 일상 속 ‘영성’은 오히려 짙어진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종교는 없지만…보이지 않는 힘에 기댄다

스스로 무교라고 말하는 직장인 이소현씨(30)는 매일 ‘오늘의 운세’를 챙겨본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산에 오르기도 하고, 챗GPT에 꿈 해석을 묻기도 한다. 그는 “특정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사람 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는 있다고 느낀다”며 “힘들 때는 그런 보이지 않는 힘에 기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한국리서치의 ‘2025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무종교층 비율은 5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개신교 20%, 불교 16%, 천주교 11% 수준으로 2018년 이후 큰 변화 없이 정체 상태를 이어갔다. 종교 인구의 고령화도 뚜렷했다. 개신교 신자의 44%, 천주교 신자의 50%, 불교 신자의 43%가 60세 이상이었다. 18~29세의 72%는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종교 이탈 현상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제도권 종교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 사는 마케팅 업계 종사자 아리엘 밀러(30)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자신의 별자리인 ‘전갈자리’를 표시했다. ‘감정 표현은 잘 하지 않지만 한번 가까워지면 깊게 관계를 맺는다’는 전갈자리 설명이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점성술 앱을 재미 삼아 보고, 인간관계나 연애 문제에 대해 점성술 해석에 기대기도 한다.

세계 곳곳의 Z세대가 기존 종교가 아닌,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 나서고 있다. 전통 종교의 영향력이 약해진 자리에 운세·명상·점성술 같은 새로운 형태의 영성이 채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절로’…힙불교로 간다

흥미로운 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부 종교와 영성 문화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불교에 대한 인식 변화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 종교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불교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힙한 종교’ ‘힐링 종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올해 국제불교박람회 방문객 약 25만명 중 81.7%가 MZ세대였다. 템플스테이 역시 젊은 층의 신청이 몰리면서 일부 프로그램은 예약 당일 마감됐다. 최근 열린 선명상 행사에는 이틀 동안 약 5만명이 참가했고, 20~30대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대학생 불교 동아리 규모도 늘고 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 따르면 소속 대학 불교 동아리 신입 회원 수는 올해 4585명으로 지난해(2718명)보다 크게 늘었다. 한양대는 약 6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경북대는 200명에서 400명 수준으로 회원이 2배 이상이 됐다.

18~29세 72%가 “무교”라지만
제도권 종교 아닌 운세·명상·점성술 등 다른 ‘영성’엔 큰 관심
불교엔 인식 변화 “힙하다”…관련 행사를 페스티벌처럼 소비

미국 등 서구 젊은 남성층에선 기독교로 회귀 흐름
공동체 붕괴·젠더 갈등·고용 불안 속 소속감 찾기 분석

다만 젊은 세대의 불심은 과거와 결이 다르다. 정기 법회 참석이나 특정 사찰 중심 활동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여러 사찰을 경험하고, 필요할 때만 종교 문화를 소비한다. 조계종 대변인 묘장 스님은 “요즘 젊은 불자들은 재적 사찰 중심으로 활동하기보다 각자의 관심사와 생활 방식에 따라 다양한 사찰을 선택적으로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 세대보다 훨씬 개인화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절을 찾는 청년 상당수는 스스로를 ‘불교에 가까운 무교’라고 표현한다. 이들은 종교적 귀의보다는 휴식, 명상, 자기 돌봄에 집중한다. SNS에는 ‘운 좋은 사찰’ ‘기 받는 산’ ‘힙한 불교’ ‘명상 브이로그’ 콘텐츠가 넘쳐난다. DJ 콘셉트로 화제가 된 ‘뉴진 스님’ 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불교박람회 역시 전통 종교 행사라기보다 문화 페스티벌처럼 소비된다. 최근 불교가 ‘힙한 종교’로 떠오른 배경을 두고 묘장 스님은 “불교의 개방성과 유연함이 젊은 세대의 감수성과 결합하면서 ‘힙하고 허용적인 이미지’로 확산됐다”며 “불교가 개인의 삶과 고민에 공감하는 종교로 느껴지게 되면서 젊은 불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보수 종교로 향하는 서구 Z세대

미국에서는 일부 젊은 남성층에서 기독교로의 회귀 흐름이 뚜렷하다. AP통신은 공동체 붕괴와 외로움, 젠더 갈등, 남성성 위기 속에서 일부 젊은 남성들이 교회를 단순한 신앙 공간이 아니라 ‘소속감’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학자 라이언 버지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보수 종교는 여전히 백인 남성 중심 구조가 강하다”며 “이들은 자신의 역할과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에 끌린다”고 해석했다. 갤럽이 올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18~29세 남성 가운데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2%로 집계됐다. 2022~2023년의 28%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은 30% 수준에 머물렀다.

유독 젊은 남성들이 종교로 향하는 배경에는 사회경제적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미국 사회에서는 최근 이들이 교육과 노동시장 경쟁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학생 가운데 여성 비율은 약 60%, 남성은 40% 정도다. 젊은 남성층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학업 성취도 역시 장기적으로 하락세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측됐다. 최근 영국에서는 Z세대 사이에서 기독교 신앙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는 이른바 ‘조용한 부흥’ 현상이 화제가 됐다. 영국 성서공회는 “18~24세 가운데 매달 한 번 이상 교회에 가는 기독교 청년 비율이 2018년 4%에서 2024년 16%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흐름을 ‘종교의 귀환’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왜 청년들이 다시 종교와 영성을 찾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수석 인구통계학자 콘래드 해킷은 “탈종교화는 세계 공통 흐름”이라면서도 “불안과 고립을 경험한 젊은 세대가 공동체를 찾으려는 움직임 또한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경기 침체, 고용 불안이 겹치면서 미래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고 그만큼 젊은 세대의 불안감도 커졌다”며 “과거에는 전통적인 종교가 개인의 불안을 달래고 위안을 제공했다면, 지금은 제도권 종교가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청년들은 교회나 사찰에 소속되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영성을 소비한다”며 “사주와 타로 역시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는 심리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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