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일본 변기회사도 “이제 AI 반도체 회사”...전자업계 부는 ‘AI 피벗’ 바람

일본 변기회사도 “이제 AI 반도체 회사”...전자업계 부는 ‘AI 피벗’ 바람

요약

일본 변기제조 회사 토토 본사 전경.변기제조업체도, 가상통화 채굴업체도, 신발회사마저도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타고 있다. AI 관련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따라 전자·제조업체들이 AI 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전환(피벗)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사례도 나오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없이 A···

본문

일본 변기제조 회사 토토 본사 전경.

일본 변기제조 회사 토토 본사 전경.

변기제조업체도, 가상통화 채굴업체도, 신발회사마저도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타고 있다. AI 관련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따라 전자·제조업체들이 AI 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전환(피벗)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사례도 나오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없이 AI 유행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변기제조업체 회사 토토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후 다음날 주가가 18.43% 급등했다. 연간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 증가의 핵심 역할을 한 반도체 부품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토토는 그간 세라믹 세공 기술 역량을 살려 낸드플래시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정전척(ESC) 생산을 확대해왔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회계연도 정전척 판매이익은 회사 전체 영업이익 538억엔(5042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내년에도 첨단 세라믹 매출이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기제조회사가 ‘AI 반도체 회사’로 재평가되는 셈이다.

한국 전자 업계에도 이런 ‘AI 피벗’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통신네트워크 기판 제조 기업에서 AI 가속기·서버 부품 생산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30%, 100%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 이수페타시스가 AI 서버 생산능력 확대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긴 점을 긍정 요인으로 평가하며 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13.3% 올려 잡았다.

삼성전기도 스마트폰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다가 최근 AI 서버용 기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 주가는 AI 반도체 수혜 기대감에 올해 들어 이날까지 260% 오르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노트북 ODM(위탁생산) 업체들이 AI 서버 제작 업체로 전환된 사례도 눈에 띈다. 대만 ODM 기업 콴타는 AI 서버 제작에 나서면서 지난해 매출 2조1240억대만달러로 전년대비 약 50%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66.6% 늘었다. 콴타는 올해 매출의 3분의 2가량이 AI 서버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통화 채굴업체들도 일찌감치 AI 분야로 눈을 돌려 새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가상통화 채굴업체들은 2023~2024년 수익성이 떨어지자 보유하던 GPU 등 채굴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했다. 이후 빅테크 등 AI 학습 수요가 있는 기업에 GPU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임대하는 ‘네오클라우드’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2020년대 초부터 전환을 시작해 ‘시장 선도자’격인 코어위브의 매출은 2023년 2억2900만달러서 지난해 51억3100만달러로 급증했다.

다만 최근에는 실체없이 유행에 편승해 ‘AI 워싱’에 가까운 사례도 나온다. 신발 브랜드 올버즈는 지난달 신발 사업을 매각하고 AI 컴퓨팅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회사 주가는 500% 넘게 급등했지만 다음날 30% 가까이 급락하며 널뛰기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과거 바이오·블록체인 산업이 유행하자 회사명에 바이오·블록체인을 넣은 흐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의 실제 기술력과 관련 매출을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바이오 붐에 기업들이 너도나도 ‘바이오’를 붙이면서 무분별하게 용어가 사용된 경우가 있었다”면서 “업체가 실질적으로 AI를 활용할 역량이 있는지, AI 사업에 투자할 규모가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