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하루 늦게 왔습니다. 11월 5일(현지시간) 나스닥100은 6.4% 떨어졌고, 하루 만에 2조3천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하락률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시가총액으로는 사상 최대의 하루 낙폭입니다. 이번 폭락의 방아쇠는 '데이터센터'였습니다. 트럼프 정부 2년 동안 미국은 칠레의 구리와 리튬을 끌어오고, 파나마 운하 항구를 중국 쪽 기업에서 되찾고, 쿠바를 조였습니다. 반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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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남미의 구리는 들여오고 사람은 내보낸 트럼프 청구서
T.B 2026. 11. 7. 06:29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하루 늦게 왔습니다. 11월 5일(현지시간) 나스닥100은 6.4% 떨어졌고, 하루 만에 2조3천억 달러(약3,137조 2,000억 원)가 증발했습니다. 하락률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시가총액으로는 사상 최대의 하루 낙폭입니다.
이번 폭락의 방아쇠는 '데이터센터'였습니다. 트럼프 정부 2년 동안 미국은 칠레의 구리와 리튬을 끌어오고, 파나마 운하 항구를 중국 쪽 기업에서 되찾고, 쿠바를 조였습니다. 반면 그 데이터센터를 지을 일손은 단속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데이터센터 자체를 내보냈습니다.
1. "우리 뒷마당엔 안 된다" — 데이터센터에 등 돌린 유권자
이번 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40건이 규제 쪽 손을 들었습니다. 텍사스에서는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공약한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가 주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오하이오·조지아·미시간·뉴멕시코·텍사스의 새 주지사들은 주 전체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추거나 최소한 중단하겠다고 약속했고, 뉴욕과 오리건은 기존 중단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 계획된 데이터센터 증설의 절반가량이 이 반발에 노출돼 있다고 봅니다.
Out of dozens of cities with ballot measures focused on AI infrastructure, only one sided with data center developers. https://t.co/kBVBS8A6Ta
— Bloomberg CityLab (@CityLab) November 6, 2026
충격은 바로 현장에 닿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텍사스 워드카운티의 240메가와트 규모 Nscale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700메가와트를 더할 옵션도 있었지만 전력망 연결 승인이 늦어지자 손을 뗐습니다. 네덜란드 ING은 데이터센터 대출 약 5억 달러어치를 한꺼번에 매물로 내놨습니다. 여기에는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의 스타게이트 뉴멕시코 부지 대출 2,500만 달러도 들어 있고, 오라클은 개발사에 불가항력 통지를 보냈습니다.
데이터센터 금융의 큰손 블루아울은 "연산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막힌다"며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수요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선거 이틀 뒤 와이오밍에 170억 달러짜리 데이터센터 계획을 확정했고, 듀크에너지는 자사 지역에서는 둔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맥쿼리 CEO는 호주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암스테르담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공사장에 시위대 100여 명이 난입했습니다. 오픈AI는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고 지역 주민 의견을 듣겠다고 약속하며 반발을 달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 에디터 세실 도라는 다른 각도를 제시합니다. AI 투자가 느려지면 거품을 제어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데이터센터를 지을 사람도 없었다 — 단속과 건설 현장
데이터센터는 선거 전부터 이미 일손 부족에 막혀 있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은 불법체류자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6년 1월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세 아이의 엄마 르네 굿과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 두 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연방 요원의 총에 숨졌습니다. 텍사스에서도 2025년 3월 23세 시민권자가 ICE 요원의 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단속의 주무대는 일터였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일용직 인력시장이던 홈디포 주차장 최소 12곳이 단속을 당했습니다. 한국도 직접 겪었습니다. 2025년 9월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475명이 구금됐고, 그중 약 300명이 한국인이었습니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 달라던 정부가 그 공장을 짓던 사람들을 잡아간 셈입니다.
대만은 다른 길을 갔습니다. TSMC의 애리조나 투자는 2,650억 달러로 미국 역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입니다. 2,000에이커 캠퍼스가 들어선 피닉스 북쪽 교외에는 협력업체와 주택 건설사, 대만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부동산 붐이 일었습니다. 타이베이의 패밀리오피스들은 애리조나 세법과 임대시장 설명회에 줄을 섭니다. 같은 미국 투자인데 한쪽은 단속을 맞았고, 한쪽은 지역 경제를 바꾸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건설 기능직의 35%가 외국 태생으로 전 산업 평균 19%의 두 배에 가깝고, 데이터센터 공사 인력의 절반가량이 전기 작업입니다. 건설사의 약 29%가 이민 단속으로 직간접 피해를 봤다고 답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불법체류 노동자 1명이 체포될 때마다 미국 태생 노동자 약 6명도 건설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 자리는 미국 청년이 채우면 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3월 기준 대졸 청년 실업률은 5.6%로 당시 전체 실업률 4.3%보다 높고, 건설 시급은 1년 새 3.4% 올라 전체 임금 상승률 2.4%를 앞질렀습니다. 기회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공은 수년의 견습을 거쳐야 합니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How PacSun, founded in 1980 to dress surfers and skaters, has reinvented itself for today’s youngest shoppers https://t.co/dPW3W1IeO6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사람이 빠진 자리를 기계가 채울 수 있을까요.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상장사인 에질리티 로보틱스가 11월 5일 나스닥에 AGLT로 데뷔했습니다. 아이폰 조립사 폭스콘이 약 2억 달러 투자를 이끌었고 엔비디아·아마존·소프트뱅크도 주주입니다. 다만 아직은 물류창고와 공장에서 시험 중인 단계로, 직원 400명 규모의 회사입니다. 건설 현장을 대신하기엔 갈 길이 멉니다.
청년은 일자리에서는 밀리지만 소비에서는 여전히 큰손입니다. 의류 브랜드 팩선은 Z세대와 알파세대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으며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팩선 CEO는 "Z세대가 게으르다는 편견을 많이 듣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맥락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제 지표만 보면 미국은 멀쩡합니다.
Here are the key takeaways from the US jobs report for October https://t.co/2t7lvD5ri3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10월 비농업 고용은 16만5천 명 늘어 모든 전망치를 웃돌았고, 앞선 두 달 수치도 상향 수정됐습니다. 실업률은 4.1%로 내려갔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11월 51로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48이었습니다. 리프트 CEO는 운전자 공급이 사상 최대라고 말했습니다. 단속으로 건설 현장을 떠난 사람들이 차량 공유 같은 긱 노동으로 옮겨 가고 있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그런데도 표심은 돌아섰습니다. 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한 생활비 불만이 블루 쓰나미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선거 사흘 뒤 강경 이민 정책의 설계자 스티븐 밀러를 비서실장에 앉혔습니다. 해싯 국가경제위원장도 "정책은 잘 작동하고 있다"며 노선 변경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3. 2조3천억 달러가 증발한 날 — 월가에서 아시아까지
선거 직후 증시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이벤트 리스크가 끝났고 유가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4시간 뒤 투자자들이 민주당의 데이터센터 회의론을 계산하기 시작하자 연쇄 매도가 터졌습니다.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주부터 월마트 같은 방어주까지 함께 끌려 내려갔습니다. 낙폭을 키운 건 사람이 아니라 기계였습니다. 가격 추세를 따라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추세추종(CTA) 전략이 매도 신호를 받으면서 하락이 하락을 불렀습니다.
As investors rushed out of US tech stocks on Thursday, selling by trend-following systematic strategies amplified what became a record plunge in the Nasdaq 100 index https://t.co/RrG9aRx4s2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불길은 아시아로 번졌습니다. 서울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도쿄와 타이베이는 약세장에 들어섰습니다. 대만과 홍콩의 자산가들은 레버리지 베팅에서 마진콜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브레이크는 반도체 수출로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내던 한국에 특히 아픈 대목입니다. 그나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경상흑자 규모를 근거로 원화와 대만달러를 매수 기회로 봤습니다. 이 와중에 인도는 드문 예외로 떠올랐습니다.
The global AI trade went into reverse, wiping $2.3 trillion from the Nasdaq 100 and triggering a brutal selloff across Asia. Why did the rout turn so violent, and why is India emerging as a rare bright spot? @winnieuu0316 explains: https://t.co/Hu55MWcYHz https://t.co/SSDMCYpRsq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이번 폭락이 무서운 이유는 AI가 이미 연기금과 채권시장, 실물경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입니다. 빅테크의 무게는 오를 때는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내릴 때는 모두의 자산을 함께 끌어내렸습니다.
This week’s stock selloff shows how the industry has become deeply embedded in pensions, debt markets and the broader economy, touching everyone’s wealth. https://t.co/s5PzQkC7MV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헤지펀드는 이미 AI 관련 채권을 대거 던지고 있었습니다. RBC 블루베이의 안제이 스키바는 "헤지펀드의 대규모 항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론파인은 10월에만 약 9% 잃어 연초 44% 수익을 다 반납하고 올해 -7%가 됐습니다. 사모신용 시장에서는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무너뜨린다는 'SaaS 종말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In today’s Going Private, we explore actions by lenders and software borrowers that could take the sting out of the SaaSpocalypse https://t.co/IFueF2DUWy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암호화폐도 흔들렸습니다.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위에서 6% 넘게 빠져 7만5,600달러 근처에 머물렀습니다. 트럼프 일가의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WLFI 토큰이 급락하자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가 사면한 자오창펑이 세운 바이낸스에서는 63억 달러가 털렸는데, 미국 당국은 범인을 북한 해커 조직으로 지목했고 훔친 코인 일부는 중국 자금세탁망을 타고 있습니다.
해커들은 단 15달러의 비용으로 전체의 40%를 한 번에 빼냈습니다. 민주당 의회가 트럼프 일가의 코인 사업을 들여다보고 청문회를 열어 젖힐 명분은 충분합니다. 도망친 돈은 미국 국채로 갔습니다. 주식 폭락과 유가 하락이 겹치며 국채 금리는 9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10년물은 4.82%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분위기가 뒤집혔습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베팅을 다시 늘렸습니다.
기술주는 무너지는데 경기는 뜨겁고, 연준은 금리 인상 카드를 쥐고 있습니다. 성장주에는 가장 불편한 조합입니다. 원자재도 같은 방향입니다. 구리는 AI 인프라 확장과 관세 위험이라는 두 상승 동력이 약해지며 7월 이후 최저인 톤당 1만3,630달러 근처까지 밀렸습니다. 씨티는 배터리 수요 둔화를 이유로 리튬 전망치를 낮추며 '리튬 리셋'을 선언했습니다. 둘 다 칠레의 핵심 수출품입니다.
4. 엔비디아와 앤트로픽 — AI 대장주가 맞은 정치 리스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재산은 하루 만에 151억 달러 줄어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가 9위에서 13위로 밀렸습니다. 돈보다 무서운 건 의회입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중국을 위해 정보를 넘긴 혐의로 미국 정부 감시를 받아 온 메가스피드 임원 황러와의 관계에 대해 젠슨 황에게 비공개 보고를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새 민주당 다수 의회는 엔비디아 칩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걸 제대로 막고 있는지 공개 청문회로 따질 태세입니다.
Nvidia is in for tougher scrutiny from a new Democratic majority in Congress that’s set to demand answers from CEO Jensen Huang about whether the company is doing enough to keep its chips out of the hands of China and other US adversaries https://t.co/8duG32SVys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엔비디아는 동남아 고객에게 칩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 가입을 의무화하며 밀수 차단에 나섰습니다. 같은 날 베선트 재무장관과 그리어 무역대표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통화하며 지난해 부산 합의 이행을 압박했습니다. 칩과 스파이, 무역 합의가 한 줄로 엮이고 있습니다.
상장을 앞둔 앤트로픽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10월 초 최대 2조 달러까지 거론되던 기업가치가 다음 주 공모 마케팅을 앞두고 1조1천억~1조3천억 달러로 내려앉았습니다. 선거 전에 주식 비중을 낮췄던 HSBC의 맥스 케트너는 앤트로픽 상장이 중간선거보다 더 결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데이브 리는 유권자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그 뒤의 AI 억만장자들에게도 등을 돌렸고, 이것이 승리한 민주당에 딜레마라고 짚었습니다.
Voters across America have not only come out against data centers, but also presented a challenge to the AI billionaires behind them. This presents a dilemma for the victorious Democrats, @DaveLeeBBG says 🎥 https://t.co/Nyc0g0ofIy
— Bloomberg Opinion (@opinion) November 5, 2026
AI 수요 자체가 꺾인 건 아닙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올해 세 번째로 이익 전망을 올려 주가가 12% 뛰었고, AI 해킹 방어 수요로 JFrog는 34% 급등했습니다. 유럽의 부동산 플랫폼 라이트무브와 스카우트24도 AI 제품 덕에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새 수익원을 찾았다며 실적 전망을 올렸습니다. 라이트무브는 올해 주당순이익 증가율 목표를 5%에서 최소 7%로 높였습니다. 시장이 버린 건 AI가 아니라, 건설과 전력에 묶인 AI 인프라 베팅입니다.
AI 돈이 몰리는 또 다른 곳은 국방입니다. 자율 비행 시스템을 만드는 실드AI는 레이더 기업 에코다인을 53억 달러에 인수하며 기업가치 288억 달러를 인정받았습니다. 3월의 127억 달러에서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국방부는 로봇 스타트업 머시나랩스에 900만 달러를 주고, 조립식 모듈 공장에서 값싼 공격용 드론을 대량생산하는 18개월 시험을 맡겼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의회와 주민에게 막혀도, 대통령 권한이 큰 국방 쪽 AI는 계속 달릴 수 있습니다.
5. 예측시장의 성적표 — 드래프트킹스와 트럼프 주니어
칼시와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B 학점을 받았습니다. 민주당 승리 방향은 맞혔지만 역사적 압승의 규모는 놓쳤습니다. 10월 브라질 결선에서는 룰라의 승률을 20% 안팎으로 봤다가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트럼프 장남은 칼시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고, 마두로 체포 몇 시간 전 실각 베팅이 몰렸다는 의혹까지 나온 바 있습니다.
이 시장에 뛰어든 드래프트킹스는 하루에 최대 29% 폭락했습니다. 올해 매출 전망 상단을 69억 달러에서 65억5천만 달러로, 조정 EBITDA 상단을 9억 달러에서 2억7,500만 달러로 낮췄습니다. 예측시장 고객 확보에 6억5천만~7억 달러를 쏟아부은 결과입니다. 매출은 16%, 이용자는 13% 늘었는데도 주가가 무너졌습니다. 시장이 이제 성장률보다 성장 비용을 따진다는 뜻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던지는 질문과 정확히 같습니다.
6. 남미 — 구리값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고
중남미는 올해 지정학 충격을 비교적 잘 버텼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뛰었는데도 여러 나라의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선거 이후 계산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관광은 버팀목입니다. 미국 호텔업계 만년 3위 하이엇은 지난 5년간 중남미 휴양지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의 럭셔리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운영사로 변신했습니다. 칸쿤 공항 근처의 시크릿 미라벨 리조트는 객실 487개에 수건만 2만 장 넘게 갖추고, 한 번 결제하면 나가지 않는 손님에게 크게 베팅하고 있습니다.
칠레는 미국과 핵심광물 협정을 맺으며 구리·리튬으로 AI 공급망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구리와 리튬 값이 꺾이는 사이, 10월 물가는 4.5% 올라 202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시장은 2022년 이후 첫 금리 인상 베팅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칠레의 올해 1~5월 구리 생산은 이미 약 9% 줄었습니다. 미국 쪽 사정도 바뀝니다. 트럼프 정부가 지분 투자까지 하며 밀어준 광산 기업들이 민주당 의회의 조사 대상에 오를 처지입니다.
페루에서는 11월 1일 중국과의 FTA 개정이 발효됐습니다. 전자상거래·공급망까지 넓힌 협정입니다. 중국 COSCO가 지분을 가진 찬카이항이 있는 나라에서, 일본계 대통령 게이코 후지모리 정부가 중국과 손을 더 깊이 잡은 셈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룰라의 역전승이 시장을 때렸습니다. 결선 다음 날 브라질 ETF가 20% 빠졌고, 2025년 매출의 52.6%를 브라질에서 내는 메르카도리브레도 장중 12.4%까지 밀렸다가 7.8%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이 '충격 선거'는 10월 헤지펀드 손실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 룰라는 다음 임기 경제정책을 논의하며 만테가 전 재무장관 같은 좌파 경제학자들을 불렀습니다.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사법 리스크를 피해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그 사이 중국 BYD는 브라질 현지 조립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두 배 넘게 늘렸습니다.
파라과이는 친미 모범생의 균열을 보여 줍니다. 페냐 대통령은 300만 명의 계좌를 묶은 우에노 은행 사태로 사임을 발표했지만, 하원은 탄핵안을 가결했습니다. 페냐는 형사 면책을 지키기 위해 사임 대신 상원에서 탄핵 표결에 맞서겠다고 했습니다.
이 와중에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폐암 수술 직후 11일간 3만 km에 이르는 중남미 순방에 나섰습니다. 정치를 피해 가기 어려운 여정입니다. 교황은 여러 쟁점을 두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친형 루이스 프레보스트는 스스로를 MAGA라고 밝혀 왔고, 갈등이 고조되던 4월에는 그의 일리노이 자택에 폭발물 허위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7. 쿠바와 플로리다 — 레임덕 트럼프의 다음 메뉴
의회를 잃은 대통령은 외교로 눈을 돌리곤 합니다. 전쟁과 외교는 의회가 견제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마크 챔피언은 우크라이나·이란·이스라엘이 모두 긴장하고 있다며, 쿠바 지도부도 자신들이 트럼프의 메뉴에 올라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The one certainty about Trump's last two years is that they'll be unpredictable. But for Iran, Ukraine and Israel, the key is understanding what serves him personally, writes @MarcChampion1 https://t.co/ZSFp183lnM
— Bloomberg Opinion (@opinion) November 6, 2026
쿠바는 이미 한계에 와 있습니다. 2026년 들어 미국의 제재가 240건을 넘었고, 에너지 수입은 80~90% 줄어 하루 최대 25시간의 정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권은 비판자 단속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쿠바의 대표적 독립 언론인 요아니 산체스가 국가보안국에 구금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그 청구서가 닿는 곳은 쿠바 망명자의 땅 플로리다입니다. 이번 파도 속에서도 공화당은 플로리다를 지켜냈습니다. 바이런 도널즈가 주지사가 됐고 주의회 다수당도 유지했습니다. 다만 주하원의 공화당 초다수 의석은 깨졌습니다. 디샌티스는 이번 패배를 공화당에 거의 "멸종 수준의 사건"이었다고 비유하며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폴리마켓의 2028 공화당 후보 확률은 4%에서 12.7%로 뛰었지만, 여전히 밴스(37.8%)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It took less than 24 hours for Republicans to start looking beyond Donald Trump - starting with JD Vance. Add in DeSantis, Christie and others too:
— Jonathan Tamari (@JonathanTamari) November 5, 2026
Today's AM Washington Edition newsletter for @business + @BGOV
https://t.co/7ol2aDVP2Q
밴스는 서둘러 거리 두기에 나섰습니다. 공화당 참패의 원인을 이란 전쟁으로 돌리며, 유권자들이 물가 부담에서 벗어나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바꾸기를 원했다고 했습니다. 플로리다가 새로 통과시킨 재산세 인하도 지방 재원을 줄여 주택 보험료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8. 워싱턴의 반격 — "변호사를 준비하라"
민주당은 1월 의장석에 앉자마자 조사에 들어갈 태세입니다. 첫 신호는 법무부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의 측근인 하밋 딜런 민권국장이 선거 직후 사임했습니다. 그는 민권국을 종교 자유와 수정헌법 2조(총기) 같은 보수 의제 중심으로 바꾸고, 대학 내 반유대주의와 이민 소송을 주도해 왔습니다.
EXCLUSIVE: Harmeet Dhillon plans to step down from her role leading the Justice Department’s civil rights unit, marking the first senior DOJ official to resign following Democrats’ massive midterm wins. https://t.co/R0f4rhbxNU
— Bloomberg Law (@BLaw) November 5, 2026
하원 법사위원장이 될 래스킨과 감독위원장이 될 가르시아는 해고된 검사들, 법원 명령 불복, 대통령의 국세청 합의 같은 사안을 겨누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행정특권을 내세워 버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정부 대신 계약업체·로비스트 같은 제3자를 소환하는 우회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Democrats’ newly won majorities in Congress tee up clashes between lawmakers eager to investigate the Justice Department and Trump administration officials prone to resist oversight.
— Bloomberg Law (@BLaw) November 5, 2026
Learn more: https://t.co/8wbOCalLDH pic.twitter.com/EeIwf9YFAB
"변호사를 준비하라(lawyer up)"는 민주당의 경고는 트럼프 주변 사람과 기업 모두를 향합니다. 이란 전쟁을 주도한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같은 공화당의 매시 의원이 낸 탄핵안 표결을 이르면 다음 주 맞습니다.
Democrats' warning to "lawyer up" is sending ripples through Washington as the party gears up to launch investigations into President Trump and the people and companies in his orbit.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6, 2026
@JoshuaGreen joins @chafkin and @svaneksmith on the Everybody's Business podcast to discuss what these probes might look like under a Democrat-led Congress. Listen and watch at https://t.co/6vnD0lMRAP.
관세도 표적입니다.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물가를 올리는 멍청한 관세"를 멈추겠다고 했습니다. 텍사스의 공화당 테드 크루즈마저 "관세가 모든 걸 너무 비싸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관세 권한을 되찾는 일은 쉽지도 빠르지도 않습니다. 핌코의 리비 캔트릴은 민주당이 트럼프 없이 생활비 문제를 풀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The Blue Wave might have been a rebuke of Trump and his economy, but Democrats have limited options to tackle affordability without him. On today’s Big Take podcast, PIMCO’s Head of Public Policy Libby Cantrill joins host @sarahsholder to discuss how the economic issues Democrats campaigned on could translate into policy and the compromises and clashes that may lie ahead https://t.co/rEADwxA4ST
— Bloomberg (@business) November 5, 2026
민주당도 마냥 웃을 수는 없습니다. 압승 직후부터 2028년 경선을 앞두고 당의 방향을 둘러싼 분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9. 텍사스에서 멈춘 또 하나 — 사이버트럭, 그리고 중국의 25년
선거 직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가도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리고 머스크는 텍사스 공장의 사이버트럭 생산을 2027년 중반 끝내고 그 자리를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내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InsideEVs는 사이버트럭을 자동차 역사상 가장 큰 실패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합니다. 2019년 머스크는 시작가 4만 달러, 주행거리 500마일 이상을 약속했습니다. 실제로는 첫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12만 달러였고, 최대 주행거리는 325마일에 그쳤습니다. 머스크는 2023년에도 연 25만~50만 대 판매를 장담했지만, 2024년 판매는 3만8,965대였고 2025년에는 48.1% 더 줄었습니다.
올해는 2만 대도 넘기 어렵습니다. 같은 해 포드는 F-시리즈 트럭을 80만 대 넘게 팝니다. InsideEVs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사이버트럭 브랜드를 망가뜨렸다고 지적합니다. 전기 픽업 시장 전체가 무너졌습니다. 포드 F-150 라이트닝은 연 15만 대 계획에 실제 판매가 3만5천 대를 넘지 못하고 단종됐습니다. GM은 전기 트럭 공장을 13개월 중 두 달 세웠습니다. 미국이 배터리 공장을 줄줄이 접는 사이 중국의 배터리 장악력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2001년 12월 11일 중국이 WTO에 가입한 지 25년이 됩니다. 미국은 중국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중국이 미국을 바꿨습니다. 칭화대 리다오쿠이 교수는 지난 25년의 가장 큰 놀라움을 "중국이 모두의 생각보다, 중국인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나은 학생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학생은 지금 남미에 있습니다. 미국이 단속과 관세로 담을 쌓는 동안, 중국은 페루와 FTA를 넓히고 브라질에서 BYD 점유율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칠레 리튬 기업 SQM의 지분 22%도 중국 톈치리튬이 쥐고 있습니다.
구리는 들여오고, 사람은 내보내고, 이제는 데이터센터까지
트럼프의 미국은 남미에서 자원은 끌어오고 사람은 내보냈습니다. 그 구리와 리튬으로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했지만, 지을 사람을 단속으로 잃었습니다. 이번에는 유권자가 데이터센터를 내보냈습니다. 연산 수요는 그대로이니 투자는 이미 지어진 곳과 와이오밍, 노스캐롤라이나, 호주처럼 반발이 적은 곳으로 옮겨 갈 것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네 가지입니다. 새 주지사들이 취임 후 실제로 모라토리엄을 내놓는지, 앤트로픽 상장이 AI 기업가치의 바닥을 확인시켜 줄지, 구리값이 꺾인 칠레가 금리를 올릴지, 그리고 의회를 잃은 트럼프가 쿠바에서 무엇을 할지입니다.
※ 본 글은 공개 보도와 통계를 바탕으로 99% 클로드로 작성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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