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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정치적 올바름, 남이 하면 내로남불 — 트럼프와 이재명, 그리고 시장

내가 하면 정치적 올바름, 남이 하면 내로남불 — 트럼프와 이재명, 그리고 시장

요약

'내로남불'은 이제 한국 정치만의 은어가 아닙니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을 때 뉴욕타임스는 패인을 설명하며 Naeronambul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을 한자로 옮긴 아시타비(我是他非)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11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내로남불'을 꺼내 들었습니다. 오늘 글은 그 발언에서 시작해, 정치권이 대중 심리를 갈라 놓는 방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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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내가 하면 정치적 올바름, 남이 하면 내로남불 — 트럼프와 이재명, 그리고 시장

T.B 2026. 11. 2. 22:31

'내로남불'은 이제 한국 정치만의 은어가 아닙니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을 때 뉴욕타임스는 패인을 설명하며 Naeronambul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을 한자로 옮긴 아시타비(我是他非)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11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내로남불'을 꺼내 들었습니다. 오늘 글은 그 발언에서 시작해, 정치권이 대중 심리를 갈라 놓는 방식이 집값·빚·지지율로, 그리고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와 시장으로 어떻게 번지는지 정리합니다.

1. 대통령이 꺼낸 '내로남불', 거울은 어디를 비추나

이 대통령은 2일 엑스에 '쿠데타와 집단학살의 주범이 외친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정치적 올바름(PC)이 대중의 피로감에 부딪힌 이유는 가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외치는 쪽의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정의를 외친 전두환을 예로 들어 '정의'라는 말 자체가 오염됐다고도 했습니다. 12·12 군사반란의 전두환을 끌어온 것은, 하필 같은 날짜인 2024년 12월 12일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윤석열을 겨냥한 것으로 읽힙니다.

 

발단은 10월 28일입니다. 대통령이 보수 성향 커뮤니티 게시물을 공유하며 다문화 가정 산모가 공공 산후조리원 예약 상위권에 있는 것을 문제 삼았고, 진보 진영에서 '내국인 역차별' 프레임이 소수자 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PC주의와 내로남불로 규정해 일일이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엑스에 10건이 넘는 글을 올렸고, 당내에서조차 김영진·정성호 의원이 SNS 자제를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화살이 되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진보당은 "그들만의 돼지농장", 정의당은 "내로남불"이라며 대통령의 SNS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은 지난 6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논란 때 비판자들을 향해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고 썼는데, 이번에는 그 표현이 심오한 선문답이며 "한글로 쓰면 격이 떨어지나"라고 맞받았습니다. 한겨레마저 진보 진영 안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남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언어가 정작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돼지'로 돌아오는 셈입니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섰던 '성남 라인'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서류 심사 8명 중 8위(85.8점), 면접 5명 중 5위(81.42점)로 모두 꼴찌였지만 사장에 올랐습니다.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은 2억4300만원입니다. 에너지 분야 경력이 없는 환경운동가 출신이라 '해당 분야 지식과 경험' 항목에서 A등급을 준 심사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여권은 '김현지 픽'이 아니라 성남 시민사회의 추천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휴게소 카르텔을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했습니다. 남의 카르텔은 청산 대상이고, 내 사람의 낙하산은 시민사회의 추천이 됩니다.

2.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카드론 — 집값·빚·지지율

내로남불은 정치 구호에서 끝나지 않고 돈의 흐름에 그대로 찍힙니다. 정부가 전세대출과 갭투자를 막아 부동산 자금을 증시로 돌리겠다고 했지만, 서울 집값은 10개월 만에 작년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고 상승세는 강북이 이끌었습니다. 열 달간 8.7% 올라 역대 최대입니다. 아파트가 막히자 7억 원이 넘는 빌라 거래가 64% 늘었습니다. '땅 투기 없는 세상'을 말하던 유시민 작가도 빌라 시세차익 논란을 피하지 못했었습니다. 강남 청약은 시세차익 17억을 노리는 판이고, 압구정 100억 아파트도 50억 대출로 사는 시장입니다.

 

그 사이 서민의 빚은 생활비가 됐습니다. 저소득층의 생계형 신용대출 비중은 역대 최대입니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는 영끌족의 부메랑이 됐고, 5%대로 오른 보금자리론은 정책대출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수요가 끊겼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카드론입니다. 이 대통령은 농지 조사에 대해 "땅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다, 부동산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힘을 싣는 농어촌기본소득에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신중론으로 제동을 걸었습니다.

 

[검증]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통했다"는 지지율 해석

 

아시아경제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36.9%로 반등하자 공급 확대가 통했다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리얼미터·아시아경제 조사의 직전 주 수치는 35.3%였습니다. 반등 폭은 1.6%p로, 이 조사의 표본오차 ±2.0%p 안에 들어갑니다. 통계적으로는 '반등'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움직임이고, 이를 특정 정책의 효과로 연결할 근거는 기사 어디에도 없습니다.

 

더구나 리얼미터는 직전 주 하락 원인으로 증시 급락, 국민연금 주식매도 유예 논란, 전세난, 그리고 대통령의 SNS 발언 논란을 꼽았습니다. 시사저널이 같은 수치를 두고 두 달째 30%대 늪이라고 쓴 쪽이 데이터에 더 가깝습니다. 공급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부동산 해법 글에서 짚은 그대로입니다.

3. 여권 내부: 합당론과 '석청대전'

밖으로는 내로남불을 비판하고, 안에서는 자리싸움입니다. 정청래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내년 1월에 마무리하자고 꺼내자, 김민석 지도부 안에서는 "합당을 말아먹은 장본인 아니냐"는 불쾌 기류가 흘렀습니다. 정청래 측은 김민석 체제가 100일이면 판가름 난다고 벼르고 있고, 신천지 문제까지 겹쳐 집안싸움이 다시 격화할 조짐입니다. 여성위원장 경선마저 '명청 대전'이 돼 후보들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홍보에 쓰고 있습니다. 그 틈에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년 만에 최고를 찍었고, 여당 실책에 웃던 국민의힘의 상승세는 일주일 만에 꺾였습니다.

OpenAI ChatGPT가 제작

4. 안보는 비고, 북한 해커는 8조를 털었다

비자 거부와 전작권 갈등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이 보이는 가운데, 북한은 "핵 없이도 남한을 초토화할 수 있다"며 연일 무력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군은 올해 최소 세 차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알고도 발표하지 않았고, 이를 보안 등을 고려한 군사적 판단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미국이 서해에서 중국의 강압적 행태를 지적할 때 한국은 침묵했습니다.

 

그 사이 미 FBI는 트럼프가 자오창펑을 사면했던 바이낸스 해킹을 북한 소행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블룸버그 집계로 피해액은 64억 달러로, 지난해 바이빗 해킹(15억 달러)은 이번 사건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FBI는 탈취 자산이 이더리움으로 바뀐 뒤 디파이와 즉시 스왑으로 세탁될 것으로 봤습니다. 블룸버그는 어릴 때부터 '큰 사냥감'을 쫓도록 길러진 북한 해커 조직이 이제 AI로 무장해 김정은의 군비 확장 자금을 채운다고 분석했습니다. 8년째 수배 중인 북한 해커 박진혁의 이름도 다시 불려 나왔습니다.

바이낸스 앱
스마트폰 속 바이낸스 앱. Photographer: SeongJoon Cho/
Bloomberg

 

입출금을 재개하자 바이낸스에서는 47억 달러, 우리 돈 4.9조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다만 이는 바이낸스 보유 자산의 3%에도 못 미치고, 로이터는 유출이 진정되는 흐름이라고 봤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버텼지만, 투자심리는 역대 최저로 떨어졌고 고객 자금 이탈도 이어졌습니다. 큰손일수록 보안 리스크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CFTC 위원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번 해킹이 미국의 사이버 보안 취약성이 여전하다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그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판이 커진 예측시장에도 연방 차원의 새 규칙이 필요하다면서, 사람들이 예측 가능성을 찾아 몰리는 만큼 '사회적 효용'은 있다고 봤습니다. 보안은 예측시장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바이낸스 지갑에 들어간 예측시장 Predict.fun에서는 토큰 상장 이틀 만에 이용자 지갑에서 약 40만 달러가 털렸습니다.

 

바이낸스 자금 흐름
해킹 이후 바이낸스 자금 흐름. Source: DefiLlama,
Reuters

 

사이버전은 전쟁터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습경보 앱이 해킹돼 키이우 등에 핵·화학 공격과 시가전 경보가 거짓으로 떴고, 러시아도 자국 비상 앱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키이우 지하주차장 대피
공습경보 중 키이우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한 시민들. REUTERS/Gleb Garanich

5. 미국 중간선거 D-1: 트럼프판 내로남불

미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5석을 뽑습니다. 투표는 한국 시간 3일 오후 8시 동부에서 시작되고, 첫 당선자 예측은 4일 오전 8시부터, 알래스카 서부 마감은 4일 오후 3시입니다. 뉴욕타임스·시에나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상원 경합주 7곳 중 6곳에서 앞섰습니다. 텍사스와, 1932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을 한 번도 내지 않은 캔자스에서도 우세입니다. 7개 주의 트럼프 국정 지지율은 38%이고, 올해 가장 큰 이슈인 생활비에서 민주당이 9%p 앞섭니다. 공화당에 남은 희망은 최근 한 달 사이 마음을 정한 유권자가 공화당 쪽으로 9%p 기울었다는 점입니다.

뉴욕타임스 시에나 경합주 여론조사
경합주별 상원 여론조사, 미시간 53 대 42, 텍사스 50 대 43. Jillian Vordick/
The New York Times
이슈별 정당 신뢰도
생활비·서민·해외 전쟁·이민 이슈별 정당 신뢰도. Jillian Vordick/
The New York Times

 

돈은 공화당이 압도합니다. 트럼프 슈퍼팩이 4억5000만 달러 가까이 모았고 머스크도 공화당에 4억 달러 넘게 댔습니다. 광고비는 사상 최대인 11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트럼프 지지 기반이던 대졸 미만 백인 유권자가 경제 운영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 2018년과 가장 큰 차이입니다. 고물가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이자 트럼프 심판론의 연료입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텃밭인 아이오와·캔자스까지 돌며 상원 사수에 매달리고 있고, 막판에는 무슬림 후보를 "지하디스트"라고 부르며 공세를 폈습니다.

 

미시간: 민주당의 내로남불 민주당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미시간 상원 경선에서 1%p 차로 진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이 선거 이틀 전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를 지지했습니다. 8월만 해도 로저스를 "트럼프의 고무도장"이라 불렀던 사람입니다. 그의 오랜 비서실장을 포함한 보좌진이 사퇴했고, 민주당 일부는 그를 코커스에서 쫓아내자고 나섰습니다.

 

발단은 진보 성향 외부 단체가 만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탓에 장바구니 물가가 오른다'는 광고였습니다. 엘-사예드 후보가 이 광고와 거리를 두면서도 끝내 규탄하지 않자 스티븐스가 이를 공격했고, 엘-사예드가 공동 유세에 오지 말라고 하면서 갈등이 터졌습니다. 그래도 엘-사예드는 뉴욕타임스·시에나 조사에서 11%p, 여론조사 평균에서 약 4.5%p 앞서 있고, 디시전데스크HQ는 당선 확률을 76%로 봅니다. 트럼프는 이 내분을 두고 "엄청난 일"이라고 했습니다.

 

 

"부정선거"는 남이 이길 때만 트럼프는 박빙일 경우 결과에 불복할 밑자락을 깔아 두었습니다. 행정부는 캘리포니아의 투표지 약 2만 장이 비시민권자 표일 가능성이 있다며 주 공무원들에게 형사 소환장까지 보냈지만 증거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9월에는 네바다 유권자 명부에 비시민권자가 최대 1만6000명 있다고 했다가 실제로는 0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들은 유권자 사기가 주요 선거 투표수의 1%에도 한참 못 미친다고 봅니다. 알래스카에서 법무부가 결과 인증을 막으려 낸 소송도 연방 판사가 기각했습니다.

 

공화당 설리번 상원의원조차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이기면 공정 선거, 남이 이기면 부정선거라는 논리는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모양입니다. 더 중요한 건 선거 이후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은 민주당이 이길 경우를 대비해 의회 없이 행정권만으로 핵심 의제를 밀고 나갈 계획을 몇 달째 준비해 왔습니다. 트럼프는 스스로 "미스터 비토"가 되겠다고 했고, 민주당이 수사에 나서면 머스크와 측근들에게 사면을 주겠다고까지 했습니다. 패배에 대비해 거부권을 갈고 있는 셈입니다.

 

5000달러 배당금과 41.1조 달러 부채한도 트럼프는 공화당이 이기면 성인 1인당 5000달러를 주겠다면서, 그 돈을 한국·중국·일본에서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성인 시민 약 2억4000만 명에게 주려면 1조2000억 달러가 필요한데, 의회예산국이 추산한 이번 회계연도 관세 수입은 약 1670억 달러로 재원의 14% 수준에 그칩니다. BBC도 현실성에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부채 위기의 미국 예산에서 이 돈을 마련하려면 관세를 더 걷거나 국채를 더 찍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법정 부채한도는 이미 41조1000억 달러이고, 여소야대가 되면 이 한도를 둘러싼 디폴트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국내 업계는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의약품 관세가 달라질지 주목하지만, 관세는 의회 입법이 아니라 무역법에 근거한 대통령 권한입니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유지되고, 의회에 막힌 트럼프가 관세로 존재감을 키우려 하면 오히려 관세 전쟁이 커질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억만장자에게 주 차원의 부유세를 매기는 주민발의안 40호도 표결에 부쳐집니다. 미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라, 결과에 따라 부자 증세를 둘러싼 논쟁이 다른 주로도 번질 수 있습니다.

 

6. [검증] "중간선거 뒤엔 오른다"는 증권가 통계

2일 코스피는 기관이 1조원을 순매수하며 5800선을 되찾았지만 외국인은 4000억원을 팔았습니다. 인텔과 앤트로픽발 악재에도 "더 나빠질 게 있겠나"라며 순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그 근거로 증권가가 퍼뜨린 통계는 이렇습니다.

  • 하나증권: 2000년 이후 중간선거 6번 중 5번, 선거 뒤 연말까지 S&P500 상승, 평균 3.6%
  • KB증권: 선거 직후부터 이듬해 1월까지 상승 승률 90%, 6개월 평균 7.4%, 12개월 평균 13.8%
  • 현대차증권: 1975년 이후 중간선거 해 선거일 뒤 코스피 3개월 평균 2.9%, 6개월 10.9%

숫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구간을 잘라 평균만 보여 주고, 이번 선거가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증권가 논리의 핵심은 "트럼프를 의회로 묶어 식물로 만들면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회가 묶을 수 있는 건 감세·재정 같은 입법뿐입니다.

 

시장을 실제로 흔드는 관세와 전쟁은 무역법과 군 통수권, 곧 대통령 권한으로 굴러갑니다. 백악관이 이미 행정권 통치를 준비하고, 트럼프가 '미스터 비토'를 예고하고, 부채한도 협상이라는 새 뇌관까지 생긴다면 불확실성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납니다. 이코노미스트도 관세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코스피와 미국 선물은 중동 협상 기대감을 이유로 올랐습니다. 해외 시각도 같습니다. ING는 중간선거가 중동, AI, 재정·관세라는 세 경로로 생각보다 큰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 중동: 분열되거나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트럼프를 이란 전쟁 강화와 의회의 거센 반발이라는 두 방향으로 동시에 끌어당깁니다. 시장은 선거 직후 미군의 새 공격을 가장 걱정하고 있고, 사태가 악화하지 않아야 에너지 가격에 낀 위험 프리미엄이 빠집니다.
  •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대한 유권자 반발이 커지고 있어, 이번 선거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AI 인프라가 얼마나 정치 쟁점이 될지 가늠하는 이정표가 됩니다. AI 거래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장에는 정치권 밖까지 파장이 미칩니다.
  • 재정·관세: 연방 적자가 GDP의 약 6%인데 분열된 정부에서는 재정 개혁이 더 어려워집니다. 재정이 막히면 시장의 관심은 대통령이 의회 없이 휘두를 수 있는 무역 정책으로 옮겨 갑니다. ING는 워시 의장이 짚은 '3%를 넘는 물가 품목 절반' 가운데 상당 부분에 관세가 영향을 준다고 봤습니다.

ING의 결론은 선거 직후 시장은 조용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뒤에 벌어질 일들이 내년을 훨씬 시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식물 대통령이면 불확실성 해소"라는 국내 증권가 논리와 정반대입니다.

 

민주당 완승이면 태양광·ESS, 공화당 승리면 마스가? 동아일보의 수혜주 공식은 증권사들이 반복해 온 시나리오입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트럼프가 줄인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복원하겠다고 밝힌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액공제를 되살리려면 법을 고쳐야 하고, 그 법안은 '미스터 비토'의 거부권에 걸립니다. 트럼프의 거부권을 뒤집으려면 상·하원 모두 3분의 2가 필요합니다.

 

이 시나리오를 낸 현대차증권 스스로도 "IRA의 즉시 복원은 아니고, 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ESS 투자세액공제(48E)와 배터리 생산세액공제(45X)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미국 전력회사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바꾸는 수요는 선거와 무관합니다. 결국 '민주당 완승 = 태양광·ESS 탄력'은 기대감 장사에 가깝고, 실질 변수는 공급망 재편입니다.

 

헤지펀드 공매도 5년 내 최고는 사실입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브로커 자료로는 10월 공매도가 매수를 약 5 대 1로 앞섰고, 공매도 레버리지는 최근 5년 범위의 99번째 백분위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같은 자료에서 매그니피센트7 순노출은 오히려 사상 최대였습니다. 시장 전체에서 빠졌다기보다 종목을 골라 베팅하는 장세라는 뜻입니다. 숏이 이만큼 쌓였다는 건 반등이 오면 쇼트 스퀴즈로 급등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누가 이겨도 채권시장은 웃기 어렵다"는 분석도 근거가 있습니다. 5000달러 배당금, 부채한도, 관세 수입 의존이 모두 국채 공급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센트 재무장관이 금리를 끌어내리려 채권시장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자 월가는 2024년 초 이후 가장 큰 국채 발행 개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BofA가 빅테크 주식 대신 6~8% 금리의 채권을 사라고 권하고, 증세와 발행량에 따라 지방채 수급까지 바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워시 의장의 12월 금리 인상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은 절반만 맞습니다. 연준은 9월 약 3년 만에 금리를 올린 뒤 10월에는 3.75~4.00%로 동결했고, 쿡 이사와 해맥 총재 두 명은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워시는 12월 결정을 미리 말하지 않겠다고 했고, 한은 뉴욕사무소 집계로 금리선물에 반영된 12월 인상 확률은 90.7%에서 84.8%로 낮아졌습니다. 의지가 약해졌다기보다 확답을 피한 것이고, 시장은 여전히 85% 확률로 인상을 보고 있습니다.

7. 유가·전쟁·금리: 혹독한 겨울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이란 공습 재개 전에 외교 시간을 더 주겠다고 했다는 보도에 브렌트유는 3% 넘게 빠져 배럴당 110달러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이란도 미국이 먼저 조치하면 이틀 안에 호르무즈를 열 계획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군에 보복 계획을 확대하라고 지시했고, 걸프 국가들은 더 준비된 이란이 더 파괴적인 보복에 나설까 두려워합니다. 골드만삭스가 공급 차질 위험을 이유로 유가 전망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 여파로 한전 영업이익은 60%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디 경제성장률
3분기에도 역성장한 사우디 경제.
Bloomberg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중단 요구를 거부하고 72시간 만에 러시아 정유 능력의 10%를 겨냥해 드론 공습을 재개했습니다. 러시아는 10월 한 달 사상 최대인 5만4000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것이 젤렌스키의 주장이고, 유럽 정부 평가도 비슷합니다. 모병 인원보다 많은 수치이고, 러시아군은 두 달 연속 점령지를 잃었습니다. 병력이 모자란 러시아는 아프리카에서까지 사람을 끌어모았고, 가나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하자 푸틴은 가나인 모집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케냐와 남아공은 속아서 군 계약을 맺은 자국민을 데려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혹독한 겨울이 온다고 썼습니다.

자포리자 미사일 피해
10월 17일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자포리자 건물. Photographer: Daria Nazarova/AFP/Getty Images,
Bloomberg
푸틴과 마하마
푸틴과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 Photographer: Anatasia Barashkova/AFP/Getty Images,
Bloomberg

 

금리는 전 세계에서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영란은행은 이번 주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블룸버그는 영란은행이 금리의 새 기준을 고민한다고 전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이달 25bp 인상이 점쳐집니다. 고유가는 신흥국을 먼저 때립니다.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로 뛴 케냐는 물가가 3년 만에 최고로 올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남아공 제조업 심리는 매입 가격 압력 속에 다섯 달째 가라앉아 있습니다.

케냐 나이로비 주유소
케냐 나이로비의 주유소. Photographer: Patrick Meinhardt/
Bloomberg

 

유가 100달러 시대에 루피화까지 흔들리는 인도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고민이 깊습니다. 국제 금값은 올해 10% 가까이 빠졌지만, 인도 MCX 금 현물은 루피 약세와 5월 15%로 두 배 넘게 올린 수입 관세 탓에 오히려 2% 올라 있습니다. 보석상들은 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며 매입을 미루고 있습니다.

 

금값은 금요일 3.7% 급락해 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가, 유가가 내리자 저가 매수가 붙어 2일 온스당 3915달러 근처까지 1.1% 반등했습니다. 아문디는 최악은 지났다며 4500달러 회복을 점쳤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9월에 74만 온스(약 23톤)를 사들여 23개월 연속 금을 늘렸고, 부동산이 무너지고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인 중국 가계도 금을 저가 매수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더 큰 골칫거리는 경유입니다. 10월 경유 소비는 1년 전보다 11.7% 늘어난 850만 톤으로 10월 기준 최대였고, 경유 수요가 휘발유보다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영 정유사들은 5월 이후 경유값을 올리지 않아 원가 이하로 팔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ICRA는 리터당 9루피씩 손해라고 추산했는데, 그 뒤 국제 경유값은 더 올랐습니다. 릴라이언스와 나야라가 값을 올리자 소비자는 싼 국영 주유소로 옮겨 갔습니다.

인도 뉴델리 주유소
뉴델리 주유소에서 경유를 넣는 직원. Photographer: SAJJAD HUSSAIN/AFP,
Bloomberg

 

정유사들이 내수에 물량을 돌리면서 케플러는 인도의 경유 수출이 10월 하루 약 70만 배럴에서 11~12월 50만~55만 배럴로 줄 것으로 봤습니다. 국제 경유 수급은 그만큼 더 빡빡해질 수 있습니다. 아직은 높은 정제마진 덕에 릴라이언스가 깜짝 실적을 냈지만, 유가가 높게 버티면 국영 정유사의 손실을 메워 줄 이익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8. AI·반도체: 반도체 49%의 나라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 한 곳에서만 시가총액이 5300억 달러 넘게 증발했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AI가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믿음의 거품이 꺼졌다고 했습니다. 반면 바클레이스는 이번 조정이 AI 거래의 '끝의 시작'이 아니라 올해 두 번 있었던 평범한 조정이라고 봤습니다. 알파벳은 실망스러운 실적 직후 올해 두 번째 유로화 채권 발행에 나섰습니다.

 

 

한국은 이 흔들림에 가장 취약한 나라입니다. 수출 1조 달러 시대라지만 그중 49%가 반도체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 급감해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메모리 품귀는 중국 CXMT의 3분기 매출을 23조원, 전년 대비 613% 늘려 놓았습니다. 10월 한국 제조업 PMI는 8개월 만에 최저, 일본은 7개월 만에 최저였습니다. 반면 민간 집계인 레이팅독 PMI로 보면 중국 제조업 생산은 6개월 만에 가장 빠르게 늘었습니다.

 

중국 증시는 10여 년 만에 최악의 달을 보낸 뒤 당국이 은행·증권사와 부양책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CSI300이 0.8%, 기술주 중심의 스타50은 3% 넘게 올랐습니다. 인민은행은 2024년 부양책 때 썼던 스와프 도구로 유동성을 풀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재벌과 연결된 통정매매로 주가를 띄운 사실이 드러나 MSCI 강등 위기에 몰렸습니다. 정부가 끌어온 '머니무브'가 시장 체질이 아니라 수급으로만 버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국내에서는 주식만 믿다간 벼락거지가 된다며 한 달 새 50조원이 다른 상품으로 몰렸습니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시세판. Photographer: Dimas Ardian/
Bloomberg

9. 그 밖에

공화당 텃밭 플로리다 팜비치 주택가에 제트기가 미사일처럼 떨어져 탑승자 9명이 전원 사망했습니다. 독일에서는 Z세대 시위가 프랑크푸르트·쾰른·함부르크·베를린에서 폭동으로 번져 경찰 1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인도에서는 선거관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모디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렸습니다. 블룸버그는 모디 정부의 유권자 명부 정리가 Z세대 시위로 번졌다고 짚었습니다. 선거 명부를 둘러싼 불신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도시 인구가 2050년 17억 명으로 거의 두 배가 되고, 사하라 이남에 메가시티가 다섯 곳 생기며 앙골라 루안다가 라고스를 제치고 최대 도시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문제는 계획입니다. 무질서한 팽창 탓에 아프리카 직장인은 다른 지역보다 출퇴근에 42% 더 쓰고, 기업 71%가 정전에 시달립니다.

2050년 아프리카 메가시티
2050년 아프리카 메가시티 전망.
Bloomberg
나이지리아 라고스 교통 체증
나이지리아 라고스 이두모타 시장 인근의 교통 체증. Photographer: Adetona Omokanye/
Bloomberg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나이지리아 결제 플랫폼 OPay는 규제 조사를 이유로 뉴욕증시 상장을 멈췄습니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던 신흥국 핀테크 상장이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는 확진 1만414명, 사망 5372명으로 치명률이 50%를 넘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확산 추이.
Bloomberg

 

한국 Z세대 사이에서는 스크롤 대신 책을 읽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 됐습니다. 정치가 SNS로 서로를 '돼지'라 부르는 사이, 젊은 세대는 오히려 화면을 끄고 있습니다.

 

내로남불은 결국 가격에 찍힌다

서울에서는 대통령이 남의 내로남불을 꾸짖으면서 정작 비판에는 '돼지'로 답하고, 워싱턴에서는 트럼프가 자기가 지면 부정선거라고 미리 말해 둡니다. 정치권은 대중 심리를 정확히 읽고 갈등을 키웁니다. 그 비용은 집값, 생계형 대출, 관세, 국채 금리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증권가가 "더 나빠질 게 있겠나"라고 말할 때가 바로 무엇이 더 나빠질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할 때입니다.

체크포인트 볼 것
11/3~4 미국 중간선거 상원 경합 7곳, 미시간·알래스카 결과 불복 여부
선거 이후 백악관 행정명령·관세 확대, '미스터 비토', 5000달러 재원
부채한도·국채 41.1조 달러 한도 협상, 국채 발행 개편, 장기금리
12월 FOMC 인상 확률 약 85%, 영란은행·호주중앙은행 동반 인상
한국 서울 강북·빌라로 번진 집값, 생계형 대출, 대통령 지지율과 여권 내분

 

※ 본 글은 공개 보도와 통계를 바탕으로 99% 클로드로 작성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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