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총책 포함 7명 국내서 첫 검거90곳서 개인정보 820만건 탈취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업체 90여곳의 개인정보 820만건을 탈취한 뒤 금품을 요구한 해킹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불거진 금융권 AI 해킹과 같은 수법도 범행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AI를 이용한 해킹 범죄 피의자가 검거된 첫 사례로 유사 범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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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곳서 개인정보 820만건 탈취
총책 포함 7명 국내서 첫 검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업체 90여곳의 개인정보 820만건을 탈취한 뒤 금품을 요구한 해킹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불거진 금융권 AI 해킹과 같은 수법도 범행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AI를 이용한 해킹 범죄 피의자가 검거된 첫 사례로 유사 범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공갈 등 혐의를 받는 해커조직 총책인 30대 남성 A씨와 조직원 등 7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생성형 AI를 이용해 국내 업체 90여곳의 시스템에 잠입, 820만건 이상의 개인정보·사내 자료를 빼낸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업체에 e메일이나 전화·문자메시지로 ‘돈을 주지 않으면 확보한 개인정보를 유출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피해를 본 곳은 대기업 계열사와 대학·병원·학원·골프장·상조회사 등 다양했다.
정보기술(IT) 비전공자인 A씨는 인터넷 블로그·유튜브 등으로 혼자 해킹 기술을 익힌 뒤 2019~2022년 한 보안업체에서 모의 해킹 업무를 수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처음에는 웹사이트 취약점을 찾는 자동화 도구로 해킹을 하다가, AI를 이용해 더 많은 업체를 범행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근 금융권 대상 해킹에 쓰인 ‘AI 자율 침투 테스트 시스템’도 범행에 동원했다. 이들은 해킹 사실이 알려지면 이미지 실추나 당국의 과징금 부과, 집단 손해배상 소송 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협박했다. 협박 피해를 본 업체는 총 38곳, 요구받은 금액은 총 3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보복 우려로 신고하지 않은 피해 업체가 더 있는지 등 여죄를 수사 중이다.
경찰 “AI, 사이버 범죄의 진입 장벽 낮춰”
AI 해킹 조직, 국내 첫 검거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대규모 해킹·개인정보 탈취 범행의 피의자가 검거된 첫 사례이다. 경찰은 “전문 해커조직이 아니어도 AI 도움을 받으면 대규모 해킹이 가능해졌다”며 “AI가 사이버테러 범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업체 1곳은 지난 6월 처음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다. 이후 동일 수법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를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사건을 수사해왔다.
경찰은 조직원 5명을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차례로 검거했고, 텔레그램으로 범행을 교사한 공범 1명도 이달 초 검거했다. 경찰은 증거물 분석을 통해 직접 해킹을 한 총책 A씨 신원을 특정하고 지난 15일 그를 체포한 뒤 구속했다. A씨는 15개 업체의 개인정보 약 90만건을 탈취한 혐의로 지난 23일 공소청에 먼저 송치됐다. 경찰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인 공범들도 조만간 송치할 방침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연계해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경찰은 자체 도입한 ‘내부망 생성형 AI 분석체계’를 이용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I 악용 범죄는 기존 수사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수사 현장에 AI 도입을 확대해 지능화되는 사이버범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AI 활용 범죄는 기술 도입 초기부터 나왔던 우려”라며 “지금 상황도 초기 단계로, 더 다양하고 규모가 큰 범죄도 향후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과거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디지털 포렌식 등 기술에 앞서게 된 것처럼, 수사기관이 선제적으로 AI 범죄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과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