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군의 정치적 중립 문제로 번졌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대하며 학교장들에게 소신 있는 대응을 촉구하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 민주당의 내란 가능성 경고에 침묵했던 이들이 이제 와서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2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렇게 저희가 내란 경고하고 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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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군의 정치적 중립 문제로 번졌다.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대하며 학교장들에게 소신 있는 대응을 촉구하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 민주당의 내란 가능성 경고에 침묵했던 이들이 이제 와서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2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렇게 저희가 내란 경고하고 했을 때 단 한 번도 군의 정치적 중립 운운한 적 없는 분들이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이상한 소리 하느냐' 별소리 다 하면서 단 한 번이라도 당시 김용현 장관이나 합참의장이나 군 주요 지휘자들에게, 여인형에게 '당신 혹시 그런 헛꿈 꾸느냐' 그런 말 한 적 단 한 번도 안 계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데 갑자기 '쿠데타 데이터(사관학교 통합 여부에 따른 쿠데타 발생 현황)' 들고 나와서 이상한 말씀하고 계시네"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의 발언은 앞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면서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박 의원이 언급한 '쿠데타 데이터'도 앞서 한 의원이 제시한 사관학교 운영 형태별 쿠데타 발생 현황 비교 자료를 가리킨다. 한 의원은 통합형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국가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자료를 제시하며 '사관학교 통합이 쿠데타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AD 한 의원은 이날 세 사관학교의 업무 보고를 들은 뒤 "더욱더 통합이 필요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미 각 사관학교에서 합동 교육과 인공지능(AI), 드론 등 첨단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이유로 학교를 하나로 합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한 의원은 사관학교 통합을 "국방의 백년대계를 송두리째 흔드는 사관학교 통폐합"이라고 규정했다. 또 사관생도 91.3%가 통합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학교장들이 생도들의 우려를 대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한 의원은 세 사관학교장들에게 "거센 외풍이 불어닥칠 때 온몸으로 막아서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는 것"이 학교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인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그 정치적 중립은 군의 뿌리와 국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잘못된 방향 앞에서도 영혼 없이 고개 숙이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과거 사관학교 통폐합 공청회에서 한 사관생도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힌 사례를 언급하면서, 학교장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박선원 의원이 12.3 비상계엄 이전의 상황을 거론하며 한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이 내란 가능성을 경고했을 때는 군 지휘부에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지 않았으면서, 사관학교 통합 문제에서는 이를 강조하는 태도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2년 전 한 의원 발언 재조명
실제로 한기호 의원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전 민주당이 제기한 계엄 준비 의혹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한 의원은 2024년 9월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계엄 선포는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 혼란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계엄령이 발령되더라도 국회에서 해제할 수 있는데 계엄을 계속 거론하는 것은 황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같은 달 5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후보자가 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수방사령관과 공관에서 만난 사실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하자, "트집을 잡아도 할 만한 걸 갖고 해야지 밥 한 끼 먹은 게 뭘 그리 대단하다고 자꾸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다만 한 의원은 실제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12월 5일 국방위원회에서는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군의 정치적 중립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원 "전장은 이미 통합돼 있다"… 사관학교 교육 변화 촉구
이날 박 의원은 사관학교장들에게 과거의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교육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군 생활에서 만나는 선배들을 두 부류로 나누면서 후배들에게 "우리에게 구속되지 말고 정말 마음껏 당신들 뜻대로 한번 해봐라"고 격려하는 선배가 있는 반면, "우리가 해 온 길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선 안 된다"고 요구하는 선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개 어떤 선배가 더 좋은 선배인지는 다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후 육·해·공군이 서로의 작전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사관학교 교육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합동참모본부의 작전 지시를 사례로 들면서 "다른 병과와 다른 군의 전력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드론과 AI 등 첨단 기술이 육·해·공군의 작전에 모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장이 통합돼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교육은 통합되고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세 사관학교장들에게 기존 교육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 전쟁에 대비한 교육 혁신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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