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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 누가 만들었나] 소지섭 얼굴도, 사극 백미 전투신도 ‘딸깍’···안방극장 파고든 AI, 배우들 설 자리 줄어드나

[딸깍! 누가 만들었나] 소지섭 얼굴도, 사극 백미 전투신도 ‘딸깍’···안방극장 파고든 AI, 배우들 설 자리 줄어드나

요약

최고 시청률 SBS ‘김부장’ 회상신 이어다음달 첫방송 KBS ‘문무’도 AI 활용중국선 100% AI 제작물 TV로 방영기술 발전에 위화감 줄고 안전성 강점 단역 타격·연기 데이터 권리 침해 우려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적 실험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현장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AI가 만든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음원차트 3위까지 오···

본문

최고 시청률 SBS ‘김부장’ 회상신 이어

다음달 첫방송 KBS ‘문무’도 AI 활용

중국선 100% AI 제작물 TV로 방영

기술 발전에 위화감 줄고 안전성 강점

단역 타격·연기 데이터 권리 침해 우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적 실험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현장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AI가 만든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음원차트 3위까지 오르고, AI로 제작한 가상 인물과 배경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공중파 TV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제작 현장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유명 감독들이 이를 활용한 단편영화 등을 만들고 있다. 비용과 시간 절감이라는 장점의 이면에는 기존 창작물의 무단 학습과 저작권 침해, 일자리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AI가 바꾸고 있는 콘텐츠 산업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다음달 14일 첫 방송되는 KBS 대하사극 <문무> 티저 영상 한 장면. <문무>는 인공지능(AI)을 전투 장면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유튜브 캡처

다음달 14일 첫 방송되는 KBS 대하사극 <문무> 티저 영상 한 장면. <문무>는 인공지능(AI)을 전투 장면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유튜브 캡처

다음달 14일 첫 방송을 앞둔 KBS 대하사극 <문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드넓은 벌판을 배경으로 한 전투 장면 일부가 공개됐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이다. KBS는 지난해 11월 <문무> 제작발표회 때 전투 장면에 AI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드라마 제작에 AI 사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제 공중파 TV에서도 AI 제작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SBS <김부장> 속 ‘김부장’이 북한 고위급 인사를 암살하는 과거 회상 장면은 100% AI로 제작됐다. 회상신 속 소지섭의 모습도 AI가 생성했다.

EBS의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은 고전 100권의 내용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인데, 매회 15분 길이의 영상 전체를 AI로 만들었다. EBS는 이어 <AI 드라마 - 부활수업>, <덩이랑 쾡이랑 인물 한국사>, <AI 문학관>까지 AI 제작 프로그램을 늘려가고 있다. MBC <심야괴담회>, SBS <궁금한 이야기 Y>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재연 장면도 AI로 제작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16일부터 방영되는 EBS <AI 문학관>. EBS는 인공지능 활용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EBS 제공

16일부터 방영되는 EBS <AI 문학관>. EBS는 인공지능 활용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EBS 제공

AI 사용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쇼트(숏)드라마다. 국내 숏드라마 플랫폼인 비글루에서 선보이는 숏드라마 중 AI로 제작한 작품 비율이 지난해 1%에 불과했는데, 올해 공개한 숏드라마 중 AI 작품 비율은 40%까지 급등했다.

숏드라마 시장이 활성화된 중국에서는 AI로만 제작한 드라마가 공중파 TV에서까지 방영되고 있다. 중국 방송·인터넷 감독 기관인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올해 1~8월 출시된 숏드라마 43만부 중 AI 드라마 비율이 90%를 넘겼다고 지난달 밝혔다. 100% AI로 제작한 20부작 드라마 <도화담기>가 지난 7월부터 중국중앙TV(CCTV) 온라인 플랫폼에 이어 안후이 위성TV를 통해 안방극장으로 방영됐다. 지난 8월에는 30부작 드라마 <후서유기>가 후난 위성TV를 통해 방영됐다.

중국에서 제작된 AI 드라마 <도화담기>의 한 장면.

중국에서 제작된 AI 드라마 <도화담기>의 한 장면.

AI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과거와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도화담기>와 <후서유기>는 등장 인물의 표정 등이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AI 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술적 결함이 곧 극복되리란 예상이 나온다. 2024년 AI 영상을 방송에 넣었다가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던 MBC <심야괴담회>의 임채원 PD는 지난 13일 방영된 MBC <PD수첩>에 출연해 최신 기술로 만든 AI 장면을 본 뒤 “위화감이 많이 사라졌다. 솔직히 조금 무섭다”고 말했다.

MBC <PD수첩>에서 임채원 PD는 최신 기술로 만든 AI 재연 장면을 본 뒤 “솔직히 좀 무섭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MBC <PD수첩>에서 임채원 PD는 최신 기술로 만든 AI 재연 장면을 본 뒤 “솔직히 좀 무섭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AI 드라마는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광고 수익 감소 등으로 전과 같은 수익을 얻기 어려운 방송사에서 제작비를 줄이기 위한 AI 사용은 적극 권장되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진출과 맞물려 높아진 인건비 등 제작비 상승분을 AI 제작으로 경감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있다. 김유열 EBS 사장은 최근 강연에서 “1인 AI 제작 시스템을 실험하면서 애니메이션 제작 원가는 기존 대비 40분의 1, 기타 장르는 10분의 1 수준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약 300편의 영화 및 시리즈에 생성형 AI를 활용했으며, 군중 장면과 역사적 전투 장면을 만드는 데 AI가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미국이라는 실험>에서 AI로 보정한 영상이 17분가량 포함돼 있는데, 기존보다 두 배 빠른 속도와 절반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위험한 장면,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도 AI를 활용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김부장>에서 AI로 만든 자신을 마주했던 배우 소지섭은 “스케일이 큰 장면이나 위험한 장면은 AI로 제작할 수 있다. AI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 AI로 제작한 경우 출연진·제작진의 사생활 논란과 같은 제작 외부 이슈가 작품에 미칠 영향도 적다.

[딸깍! 누가 만들었나] 소지섭 얼굴도, 사극 백미 전투신도 ‘딸깍’···안방극장 파고든 AI, 배우들 설 자리 줄어드나

단역 배우 등의 일자리가 줄거나, 배우들의 연기와 목소리가 AI에 무단으로 학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지난달 한국디지털디엔에이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기자의 디지털 DNA를 구축해 연기자의 목소리나 연기 데이터를 둘러싼 권익 분쟁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기존 연기자의 연기 등을 무단으로 학습해 활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 침해를 막겠다는 게 취지다.

박수혁 방송연기자노조 사무국장은 “AI 사용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출연 시간이 짧은 단역 연기자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출연 횟수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사용 시 권리 보장에도 나섰지만, 연기자들이 실제 연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방송사 및 제작사에 ‘AI의 전면 사용을 늦추고 연기자와 AI가 상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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