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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반도체 설비투자 ‘역대 최고’였지만 이란 사태로 ‘빨간불’

1월 반도체 설비투자 ‘역대 최고’였지만 이란 사태로 ‘빨간불’

요약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올해 1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설비투자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큰 폭으로 늘면서 관련 설비투자가 동반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동 위기가 장기화하면 ‘반도체의 독주’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8일 국가데이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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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1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설비투자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큰 폭으로 늘면서 관련 설비투자가 동반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동 위기가 장기화하면 ‘반도체의 독주’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1월 계절조정지수 기준 반도체 제조용 기계 설비투자 지수는 212.7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AI 열풍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폭증이 기업들의 선제적인 설비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반도체 설비투자 지수가 큰 폭으로 뛴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기업들이 생산 조정에 나서면서 1월 생산량은 잠시 주춤했지만, 웨이퍼 가공 장비 등 관련 시설 투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반도체 독주는 더 뚜렷하다. 1월 자동차(106.1)와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104.4) 지수는 기준치(100)를 소폭 웃도는 데 그친 반면, 반도체는 홀로 압도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며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도 중동발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 필수인 헬륨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되는 헬륨의 국내 수입량 중 64.7%(2025년 기준)는 카타르산이다.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내 LNG 생산 시설 일부가 타격을 입었다.

회로를 그리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브롬 수급 상황도 불안정하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하는 브롬의 대부분(97.5%)을 이스라엘에서 들여왔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며 재고 수준도 충분하다”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소재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로 인해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설 차질로 이어진다는 점도 국내 반도체 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에 있는 아마존 데이터센터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으며 빅테크가 추진하던 중동 AI 허브 구축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증설 지연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서버용 메모리 공급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물류비 급등으로 석유화학·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반도체마저 흔들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높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글로벌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심리적 충격을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에너지 직격탄을 맞는 항공·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산업 체질 개선과 공급망 경쟁력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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