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이해란 농구선수, 이 대통령, 박가경 학생, 이승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박수현 충남지사. 연합뉴스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인구문제에 대응할 국가인구전략을 발표했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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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이해란 농구선수, 이 대통령, 박가경 학생, 이승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박수현 충남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인구문제에 대응할 국가인구전략을 발표했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삶의 질 제고’와 ‘사회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인구구조 변화 전반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과 청년 일자리 등에서 미래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구체적인 전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전략위원회(인구위)는 14일 오후 인구비전 선포식을 열고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부개정되면서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9월10일 인구위로 확대·개편됐다. 인구위는 각 부처의 인구 관련 예산사업을 사전에 협의·조정하는 등 범정부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정부 부처와 협의해 마련한 향후 5년간의 인구정책 추진 방향이 담겼다.
인구위는 ‘세대와 경계를 넘어, 함께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인구비전 아래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두 가지 목표로 제시했다. 그간 정부가 출산율과 인구 규모 등 양적 지표에 초점을 맞춰 저출생·고령화 정책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까지 정책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진오 인구위 부위원장은 “지방소멸 이슈, 기술 혁신 환경, 이주민 가족 형태 다변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고려해서 사회·경제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인구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삶의 만족도와 경제활동참가율을 핵심 성과지표로 제시했다. 2025년 6.6점인 삶의 만족도를 2030년 7.0점으로,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은 71.8%에서 74.0%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10대 중점 정책과제로는 청년 생애단계별 맞춤형 지원, 육아친화적 기반 조성, 치매 노인의 안정적 생활 지원 등을 제시했다. 세부 과제에는 청년·신혼·양육가구 대상 공공주택 57만1000호 공급, 치매 노인 재산 신탁관리제 도입, 초·중·고·대학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교육 단계적 확대 등이 포함됐다. 상당수는 이미 정부 부처가 시행 중이거나 추진 계획을 발표한 정책들이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정부가 발표한 관련 정책 상당 부분이 인구위와 협의를 거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인구문제를 저출생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야 할 과제로 인식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앞으로 달라질 인구구조와 사회환경을 고려한 구체적인 전략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자)는 “당장 10년 뒤 대한민국만 해도 연령별, 계층별로 인구의 크기가 다르고 세대별 특징도 다르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바뀐다. 그런데 이에 대응하는 개별 정책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가령 5년 뒤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동들은 지금과 인구 규모뿐 아니라 가족 구성과 AI 기술을 비롯한 성장 환경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교육체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 필요하지만, 이번 계획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AI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AI 교육 시수와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는 데 그쳤다. 조 교수는 “미래 세대를 길러낼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돼야 ‘인구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일자리와 돌봄 문제를 연계하는 정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주요 도전과제 중 하나로 ‘돌봄 관련 청년 특화 전문일자리 양성’을 제시했다. 급증하는 노인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 등 지방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종사할 수 있는 다양한 돌봄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어떤 기술·산업 부문을 더 발전시켜서 그쪽에 청년을 유도하고 투자를 해서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이 나와야 할 시점인데, 이미 지역을 다 떠난 청년들을 지역 노인 돌봄 일자리로 유도하겠다고 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