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다세대·다가구 주택 밀집지역. 정효진 기자8·13 부동산 대책에서 청년의 비아파트 대출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청년은 빌라에만 살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역세권 빌라 등이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대출 지원 뛰어넘어 ···
본문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다세대·다가구 주택 밀집지역. 정효진 기자
8·13 부동산 대책에서 청년의 비아파트 대출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청년은 빌라에만 살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역세권 빌라 등이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대출 지원 뛰어넘어 비아파트도 아파트처럼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16일 나온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한 축은 ‘죽은 비아파트의 수요와 공급’을 되살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야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가 금갑하고, 이에 공사비 인상과 금융지원 등이 막히면서 공급도 덩달아 줄어든 상태다. 올해 서울 다세대·연립 착공 물량은 지난 5월까지 2849가구로, 2021년 약 2만3000가구와 비교하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정부는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놨다. 금융위는 현재 비아파트 평균 월세가 80만원이란 점을 고려해 설계했다.
국토교통부도 다세대·다가구의 면적과 층수를 넓히는 등 27년 만에 제도를 개선한다. 1999년 이후 660㎡ 이하로 제한한 다세대·다가구주택 바닥면적, 3개층 이하로 제한한 다가구주택 층수를 각각 1000㎡, 4개층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가구 수가 33%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 등에선 특히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구매 대상을 비아파트에만 한정한 점을 문제삼으며 “비아파트는 주거사다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전문가와 당국의 의견은 다르다. 모든 청년이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비아파트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한정된 예산으로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청년층에겐 서울 역세권 등의 비아파트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래 정비사업 진행 시엔 신축 아파트 입주 기회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비아파트가 청년의 주거 사다리로 역할을 하려면 ‘대출 지원’보다 ‘무엇을 얼마에 사는지 알 수 있게 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아파트처럼 59·84㎡, 3·4베이(BAY) 등 유형이 일정하지 않아 한 지역 안에서도 차이가 커 적정 시세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사기 후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져 금융 지원만으론 생태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의 첫 단계로 ‘적정 가격에 매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2025년 국토연구원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한국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 매매가격 데이터를 두고 “지역적 세분화가 제한적이어서 유형·규모·입지 다양성에 따라 변동·왜곡 위험이 크다”며 지역·입지·건물·호별 등 특성을 반영한 가격 데이터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HUG)는 최근 내부 감정평가 정보 등을 활용해 비아파트 시세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KB부동산 등 민간영역에선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서로 보완 관계를 이룰 수도 있다. HUG 관계자는 “최신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갱신되는 신뢰할만한 빌라 시세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