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13포인트(0.97%) 오른 6755.75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지난 한 달간 25% 넘게 떨어진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회복세로 ‘V자 반등’을 하기는 힘들 것이란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락 뒤 횡보하는 ‘L자’ 흐름을 보이며 한동안 박스권에 갇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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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13포인트(0.97%) 오른 6755.75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지난 한 달간 25% 넘게 떨어진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회복세로 ‘V자 반등’을 하기는 힘들 것이란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락 뒤 횡보하는 ‘L자’ 흐름을 보이며 한동안 박스권에 갇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7% 오른 6755.7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한때 640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7000선 안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날도 1% 미만의 상승 폭을 보이면서 별다른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3.24%, 1.8% 상승했다.
코스피가 예전만큼 힘 있는 반등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6월 이후 코스피는 단기 급락 형태로 코로나19 (대유행) 국면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V자 형태 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라며 “금리, 즉 통화정책 방향이 현저히 다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보다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기대가 훨씬 강하다”라고 짚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각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돈을 풀며 주가를 빠르게 되돌려놨지만, 지금은 오히려 긴축 우려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락 압력 자체는 점차 진정되겠지만, 증시가 그동안의 낙폭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오랜 기간 횡보하는 이른바 ‘L자형’ 정체 국면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2017년 반도체 사이클 당시에도 고점을 통과한 뒤 약 6개월간 횡보 장세가 이어졌던 전례가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한 번에 빠지기보다는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1만 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는지 살피는 탐색의 기간이 연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 랠리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알파벳(구글)은 지난주 발표된 실적에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잉여현금흐름(FCF)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이런 잉여현금흐름 감소에도 설비투자 확대를 유지할지 의구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국내 주식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3조원대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2조90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낙폭이 과도할 때 순매수를 하고 7000을 넘길 때 순매도해 차익 실현을 하는 패턴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오는 29일과 30일 예정된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확정 실적 발표와 30일 새벽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재유입에는 반도체 업황이 다시 개선된다는 신호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