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반도체 때문에” 탈원전→감축…기후부의 ‘원전 변심’

“반도체 때문에” 탈원전→감축…기후부의 ‘원전 변심’

요약

재생에너지 후퇴 우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이유로 추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검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기조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탈원전’ 인사로 분류됐던 김 장관은 취임 이후 ‘감원전’을 거쳐 최근에는 원전 증설 가능성까지 열어뒀다.김 장관은 지난 ···

본문

재생에너지 후퇴 우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이유로 추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검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기조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탈원전’ 인사로 분류됐던 김 장관은 취임 이후 ‘감원전’을 거쳐 최근에는 원전 증설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김 장관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반도체는 24시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의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는 만만치 않다”며 “원전을 좀 더 추가로 지어야 될지 여부에 대해서 빨리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에 2기, 울산 울주군에 2기 등 총 4기의 대형 원전을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조성하기로 한 반도체 단지는 현재 전력망에 더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전환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동원하면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 발언은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더 지을 경우를 전제한 답변이지만 ‘추가 원전’에 대한 언급은 원전을 주요 전원으로 부각하는 행보로 평가된다.

그는 장관 취임 전에는 “탈원전 정책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발언하는 등 탈원전 인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취임 전후로 “저는 탈원전주의자가 아니라 탈탄소주의자”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포함됐던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한 직후 “법적으로 확정된 계획을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방향을 많이 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회견선 “현실성 없다”더니…정부, 원전 확대 논의 속도
12차 전기본 수정 불가피…환경단체들 “기후부가 기업 지원 부처 전락”

김 장관이 최근 들어 추가 원전 건설 검토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그가 강조한 탈탄소 에너지 대전환 목표가 기업 전력 공급 필요성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섞어서 쓰겠다”는 에너지믹스 구상의 방점도 재생에너지에서 원자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원전 확대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후부는 지난달 17일 신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후보 부지로 각각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지난달 29일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계획이 발표된 이후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제12차 전기본에 (원전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9일 “신규 원전도 지역이 원한다면 다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도 결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늘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AI 산업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니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는 데 맹점이 있다”며 “추가 원전 건설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SMR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이 아직 안 됐다”고 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기후환경단체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등은 “기후위기와 에너지부정의를 심화시키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기후부가 사실상 기업활동 지원부처로 전락했다”고 전면 비판했다.

환경정의와 녹색전환연구소 등은 재생에너지 원칙이 흔들리거나 주민 수용성이 경시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 입장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첨단산업을 수도권 일극에 집중시키지 않고, 전력 공급 여건과 재생에너지 확대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산업 입지를 분산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업의 투자 결단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제12차 전기본은 경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의 수요계획소위원회 위원장인 허진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따라 (전력수요 전망치를) 개선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