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선거보도 속 혐오표현 293회, 언론은 혐오를 어떻게 재생산했나

선거보도 속 혐오표현 293회, 언론은 혐오를 어떻게 재생산했나

요약

6월 18일은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입니다. 유엔은 혐오표현을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 등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를 근거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경멸하거나 차별하는 언어를 사용해 말·글·행동 등으로 공격하는 모든 형태의 표현"으로 정의합니다. 유엔총회는 인권, 민주주의,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2021년 7월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한 종교 간·문화 간 대화와 관용 촉진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

본문

6월 18일은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입니다. 유엔은 혐오표현을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 등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를 근거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경멸하거나 차별하는 언어를 사용해 말·글·행동 등으로 공격하는 모든 형태의 표현"으로 정의합니다. 유엔총회는 인권, 민주주의,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2021년 7월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한 종교 간·문화 간 대화와 관용 촉진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2022년 6월 18일을 제1회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혐오와 차별 문제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하고 통합을 저해하는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반세기를 앞둔 5·18민주화운동과 희생자·유가족에 대한 왜곡과 혐오,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를 향한 차별적 시선, 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노골적인 반대집회와 혐오발언,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극단적 정치세력의 색깔론 등 각종 혐오와 차별 표현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18일 제5회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을 맞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언론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언론을 통해 빠르게 재생산되는 만큼 사회적 파급력과 해악이 큽니다. 언론이 정치인의 혐오표현을 무분별하게 받아쓰고 비판 없이 전달할 경우 차별은 더욱 공고화되고 불평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니터링 대상 및 분석방법

AD 뉴스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검색 가능한 22개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7개 언론사 등 총 29개 언론사를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7개 언론사에는 종교주간지 3사를 포함했습니다. 선거 국면에서 종교매체의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리서치 「2025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종교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종교계의 높은 단합력과 참여율, 투표 규모는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정치권 역시 주요 선거마다 종교계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종교매체의 지방선거 관련 보도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종교 분포는 개신교 20%, 불교 16%, 천주교 11%입니다. 이에 개신교·불교·천주교를 대표하는 종교매체를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종교주간지는 크리스천투데이(개신교), 한국기독공보(개신교), 법보신문(불교), 불교신문(불교), 현대불교신문(불교), 가톨릭신문(천주교)입니다. 이 가운데 검색 가능한 매체가 1개인 천주교는 가톨릭신문을 선정했으며, 개신교와 불교는 온라인 영향력을 기준으로 각각 크리스천투데이와 법보신문을 선정했습니다.

※ 크리스천투데이 : 웹사이트 방문자 수와 페이지뷰 측면에서 개신교 언론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네이버·다음 등 포털과의 뉴스 검색 제휴가 활발해 일반 대중과 타 교단 신자들에게도 노출 빈도가 높음.
※ 법보신문 : 웹사이트 방문자 수와 기사 업데이트 속도 면에서 불교계 언론 중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과의 뉴스 검색 제휴를 통해 일반 검색 유입이 많음. 종단 내부 소식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와 결합된 불교 뉴스를 다수 다뤄 온라인 전파력이 큼.

 민주언론시민연합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모니터링 대상 29개 언론사
▲민주언론시민연합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모니터링 대상 29개 언론사 ⓒ 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기간 혐오표현 293회 등장, 역사왜곡이 60.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5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 13일간 지방선거 관련 언론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총 2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지방선거', '보궐선거', '지선',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교육감', '의원', '국회의원'을 검색어로 설정했습니다.

총 7,616건의 보도 가운데 혐오표현이 등장한 문제 보도는 286건이었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하루 평균 약 22건의 문제 보도가 나온 셈입니다.

문제 보도 286건은 제목과 본문에 등장한 혐오표현을 기준으로 ▲역사 왜곡 ▲장애인 ▲색깔론 ▲성적지향 ▲외국인 ▲내란 옹호 등 최대 2개 항목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보도에서 혐오표현이 등장한 횟수는 총 293회였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한 유형은 역사 왜곡으로 176회(60.1%)였으며, 장애인 53회(18.1%), 색깔론 37회(12.6%), 성적지향 20회(6.8%), 외국인 6회(2.0%), 내란 옹호 1회(0.3%)로 나타났습니다.

 ※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혐오표현 등장횟수(5/21~6/2)
▲※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혐오표현 등장횟수(5/21~6/2) ⓒ 민주언론시민연합

대다수 사례는 정치인의 발언을 제목과 본문에 그대로 실어 나르거나, 혐오표현을 '정치공방', '정치공세' 수준으로 축소해 다루는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언론이 스스로 혐오와 차별이라는 문제의식 없이 해당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TV조선·조선일보, 평균의 2배 넘는 혐오표현 노출

혐오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한 언론사는 TV조선(24회)이었습니다. 이어 조선일보(22회), 매일경제·매일신문(각 19회), 채널A(17회), 크리스천투데이(15회), 동아일보·한국일보(각 14회)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혐오표현 등장횟수 상위 10개 언론사(5/21~6/2)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혐오표현 등장횟수 상위 10개 언론사(5/21~6/2) ⓒ 민주언론시민연합

29개 언론사의 평균 혐오표현 등장횟수는 약 10회였습니다. TV조선과 조선일보는 평균의 2배 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역사 왜곡 혐오표현, 스타벅스 '탱크데이' 파문 중심으로 확산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인 2026년 5월 18일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역사 왜곡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해당 행사는 1980년 5월 계엄군 탱크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고,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과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6년 5월 18일 ‘탱크데이’ 행사로 역사 왜곡 파문을 일으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6년 5월 18일 ‘탱크데이’ 행사로 역사 왜곡 파문을 일으켰다. ⓒ 스타벅스코리아

정치권 역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19일 "대한민국 공동체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비인간적 행태"라고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짓밟는 사회적 범죄", 조국혁신당은 "5·18민주화운동기념일에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홍보 마케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5월 20일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태"이자 "매우 안타깝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정치권은 스타벅스 코리아 ‘탱크데이’ 파문을 일제히 비판했다.
▲정치권은 스타벅스 코리아 ‘탱크데이’ 파문을 일제히 비판했다. ⓒ MBC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은 "물장사하는 집에서 탱크는 액체 담는 용기", "오늘 중으로 스벅 인증샷 올리세요", "내 커피는 내가 선택", "커피 한 잔의 자유" 등의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사건의 본질과 맥락을 흐리고 역사적 의미를 조롱하거나 왜곡하는 인식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언론이 이러한 발언을 비판 없이 전달하는 것 역시 문제입니다. 선거기간 언론은 "주장했다", "비판했다", "말했다", "공세를 폈다", "공방을 벌였다" 등의 표현과 함께 정치인의 문제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 파문 '진영 대결'로 몰고 간 언론, 역사왜곡 맥락은 지웠다

'역사왜곡' 혐오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한 언론사는 TV조선(19회)이었습니다. 이어 한겨레·KBS(각 12회), 매일신문·JTBC·채널A(각 11회), 조선일보(10회)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9개 언론사의 '역사왜곡' 혐오표현 등장 횟수 평균은 약 6회였으며, TV조선은 평균의 2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역사왜곡’ 혐오표현 등장횟수 상위 10개 언론사(5/21~6/2)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언론보도 ‘역사왜곡’ 혐오표현 등장횟수 상위 10개 언론사(5/21~6/2) ⓒ 민주언론시민연합

'역사왜곡' 혐오표현 보도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스타벅스의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을 '진영 간 대결' 또는 '진영 간 싸움'으로 몰아가는 보도였습니다. <단독/스벅 사태 논란 커지자 정용진, 26일 직접 사과 나선다>(5월 24일 오형주 기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 소식을 전하면서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스타벅스 구매 인증샷을 찍는 등 스타벅스의 행보를 옹호하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 '탱크데이' 파문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5·18 학살의 주범 전두환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AI 영상 등 극우 성향 게시물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 파문을 일으킨 스타벅스를 두둔하고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 스타벅스의 행보를 옹호하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며 '진영 간 대결'로 몰아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충청일보는 스타벅스 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를 탁!’, ‘가슴이 탁!’ 등 부적절한 표현을 보도에 사용했다.
▲충청일보는 스타벅스 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를 탁!’, ‘가슴이 탁!’ 등 부적절한 표현을 보도에 사용했다. ⓒ 충청일보

스타벅스 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적절한 표현을 보도에 직접 사용한 언론도 있었습니다. 충청일보와 크리스천투데이입니다. 충청일보 <충청칼럼/어리석은 마케팅과 악용>(5월 27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은 "논란이 된 온라인 판촉행사 홍보물을 보자마자 '머리를 탁!'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타벅스의 어리석은 마케팅과 이를 악용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가슴이 탁!' 막히는 것만 같다"며 '머리를 탁!', '가슴이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부적절합니다. 스타벅스가 문제의 행사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받았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와 유사한 표현을 칼럼에 사용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구글 검색 결과 해당 칼럼의 원래 제목은 <머리를 탁! 가슴이 탁!>이었습니다. 제목의 문제점을 인식해 수정하고도 본문에 남아 있는 문제 표현은 삭제하지 않은 것입니다.

크리스천투데이 <자유통일당 대변인 논평/특정 기업 옥죄기 '5.18 선동'을 멈춰야 한다>(5월 26일)는 "'식탁에 탁', '점심에 딱' 같은 유사 문구가 4, 5월 방송 검열 대상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마저 되는 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역시 충청일보 사례와 마찬가지로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 모니터 대상
2026년 5월 21일~6월 2일 빅카인즈에서 검색 가능한 22개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지방선거', '보궐선거', '지선',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교육감', '의원', '국회의원'으로 검색한 보도 전체

① 뉴스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검색 가능한 22개 언론사
- 전국일간지(6)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 경제일간지(2) : 매일경제, 한국경제
- 지상파3사(3) : KBS, MBC, SBS
- 지역일간지(11) : 강원일보(강원), 경인일보(수도권), 부산일보(부산), 울산매일(울산), 경남신문(경남), 매일신문(대구·경북), 대전일보(대전), 충청일보(충청), 광주일보(광주·전남), 전북일보(전북), 제주일보(제주)

②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7개 언론사
- 종편4사(4) : JTBC, TV조선, 채널A, MBN
- 종교주간지3사 : 크리스천투데이, 법보신문, 가톨릭신문
※ 종편4사와 종교주간지3사는 빅카인즈 뉴스 제공 언론사가 아닌 관계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빅카인즈 뉴스 제공 22개 언론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키워드 검색 후 기사를 수집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도 실립니다.


#민언련#혐오표현#지방선거#선거보도#스타벅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댓글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글 민주언론시민연합 (ccdm1984) 내방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주적' 부각하고 혐중 정서 키우고, 선거보도 속 혐오의 언어들

갤러리

  

마지막 유세하는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1/17
전체화면 오마이포토

독자의견0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