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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가치추구 vs. 효용(이익)선거 서로 "우리가 이겼다"

[6.3지방선거] 가치추구 vs. 효용(이익)선거 서로 "우리가 이겼다"

요약

출구조사는 틀렸고, 강남은 틀리지 않았다 6월 4일 새벽은 이상한 밤이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5.4%포인트 앞선다고 예측했다. 개표 초반까지도 민주당 진영에서는 기대감이 흘렀다. 하지만 새벽 2시를넘기면서 숫자는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종 개표 결과 오세훈은 2,575,819표(49.22%), 정원오는 2,515,560표(48.07%)를 각각얻었다. 격차는 6만259표, 불과 1.15%포인트였다. 이 역전을 만든 숫…

본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현 당선인)가 지난달 7일 재건축·재개발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현재 578곳 구역이 순항한다면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세훈 당선인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3구에서만 21만 표 이상 차이로 몰표를 얻어 개표 13시간 만에 역전, 최초의 5선 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현 당선인)가 지난달 7일 재건축·재개발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현재 578곳 구역이 순항한다면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세훈 당선인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3구에서만 21만 표 이상 차이로 몰표를 얻어 개표 13시간 만에 역전, 최초의 5선 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기사 수정 : 6일 오후 3시 30분]

출구조사는 틀렸고, 강남은 틀리지 않았다

6월 4일 새벽은 이상한 밤이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5.4%포인트 앞선다고 예측했다. 개표 초반까지도 민주당 진영에서는 기대감이 흘렀다. 하지만 새벽 2시를넘기면서 숫자는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AD 최종 개표 결과 오세훈은 2,575,819표(49.22%), 정원오는 2,515,560표(48.07%)를 각각얻었다. 격차는 6만259표, 불과 1.15%포인트였다. 이 역전을 만든 숫자는 강남 3구에서 나왔다. 강남구 65%, 서초구 64%, 송파구 51% — 이 세 자치구에서 오세훈은 압도적 우위를 가져갔다.

MBC 정치분석가 윤희웅은 선거 당일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30대 여성의 부동산·주거 이슈가 실리적 자산 투표로 이어졌다. 강남 일부 동에서 투표율이70%를 넘었는데, 이 표심은 사전 여론조사에서 잘 포착되지 않았다."

여론조사가 포착하지 못한 표심이 실제 투표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같은 투표함에서 나온 두 가지 선택

이번 선거 결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분할투표'다.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7곳, 국민의힘은 8곳을 차지했다. 4년 전 정반대였던 구도가 이번에 뒤집혔다.

같은 유권자가 민주당 구청장 후보와 국민의힘 시장 후보를 동시에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손에는 정권심판표를, 다른 손에는 서울시 부동산 관리를 맡길 후보표를 나눠 든 셈이다.

이 분할을 "단순한 부동산 욕망"으로 규정하면 오독이다. 한국외대 이재묵 교수는 지난 5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 선거에선 부동산 이슈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현재는 다른 변수가 많아서 부동산 이슈가선거를 압도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즉, 부동산이 선거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결정적 소수'를 움직인 것이다. 오차 범위 안팎을 오가는1.15%포인트 차이에서, 그 소수의 이동이 결과를 바꿨다.

학계 연구는 이미 이 패턴을 반복적으로 확인해왔다. 숭실대 신정섭 교수는 2022년 논문에서 이렇게 썼다.

"유주택자는 윤석열 후보, 무주택자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집이 있느냐없느냐' 자체가 정치 성향을 가르는 변수로 작동했다."

중앙대 전명진 교수는 2024년 논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017~2021년 행정동별 분석 결과, 주택가격 변화액이 600만원 이상 될 때 지지 정당 후보를 민주당에서 보수당으로 바꾼 행정동의 빈도가 높아졌다."

재건축 기대가 높은 강남 노후 아파트를 떠올려보자. 엘리베이터가 수시로 고장 나고, 빗물이 새고, 주차 자리를 두고 주민끼리 다투는 그 건물에 사는 사람의 표심은 단순히 "집값을 더 올리고 싶다"는 욕망만이 아니다. 당장 내일 아침 안전하게 집에서 나오고 싶다는, 지극히 평범한 주거 욕구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표를 '효용이나 이익 실현의 정치'로만 보면 그 절반의 진실을 놓친다.

'5.9 종료'를 '4개월 연장'으로 읽은 심리

선거 불과 한 달 전인 2026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됐다.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가 더해지고,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경과조치를 뒀다. 5월 9일까지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강남3구와 용산은 9월9일까지, 2025년 10월 신규 지정 지역은 11월 9일까지 양도를 완료하면 중과가 배제된다. 이 규정을 시장 일부에서 '4~6개월 연장'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생겼지만, 사실은 행정절차 구제를 위한경과조치다. 유예 연장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오해가 생긴 배경이다. "정부는 결국 물러선다"는 오랜 학습이 이 오해를만들었다. 강력한 규제를 내놓아도 시장의 저항이 거세지면 다시 완화되곤 했던 반복된 경험이, 이번에도 그러리라는 기대를 만든 것이다. 국토연구원이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9포인트 상승하며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3월 기준 수도권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114.1을 기록했다. 5.9 이후에도 수도권 시장의 심리는 꺾이지 않았다. 이 심리의 바닥에는 "규제는 일시적"이라는기대가 깔려 있다.

학자들이 이미 경고한 것

신정섭·전명진 교수의 연구는 한국에서 "부동산 투표(Real Estate Voting)"가 실증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집값 변화가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지지 정당이 바뀐다는 이 논리는, 2021년 재보선에서도 유효했다. 오세훈의 첫 서울시장 복귀가 LH 사태와 전세 급등 직후에 이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번 선거는 그 패턴이 다시금 반복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구청장 선거와 시장 선거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렸다는 것이다. 2021년에는 모든 표가 같은 방향으로 쏠렸지만, 이번에는 정권심판표와 자산방어 표가 분리됐다.

일본의 실패학(失敗学) 연구자 하타무라 요타로 도쿄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실패는 반드시 경고 신호를 먼저 보낸다. 그 신호를 무시한 집단이 대가를 치른다." 1980년대 도쿄 부동산 버블 당시, "토지는 계속 오른다"는 신화가 수없이 많은 경고 신호를 덮었다. 한국에도 경고 신호는 있었다.

2022~2023년 전세사기 사태는 전세 제도의 구조적 허약함을 드러냈고, 지방 PF 부실은 지금도진행 중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6년 1월 기준 2만9555호에 달한다. 공급 과잉과 수요 편중이동시에 진행되는 이 상황에서, 수도권 소비심리지수만 오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고 신호다.

부동산 시장과 선거 심리는 서로를 증폭시킨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특정 후보 지지로 이어지고, 그 후보의 당선이 다시 기대를 강화하는 순환이 만들어진다. 이 순환의 끝이 어디인지는, 30년 전 도쿄가 이미 보여줬다.

이재명 정부의 진짜 시험대

오세훈 당선인은 당선 직후 MT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 문제,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1~2년 뒤 더 참혹한 부동산 참사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긴 사람이 경고를 한다. 역설이지만, 이것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오세훈은 부동산 표심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그 표심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더 직접적이었다. "지자체장은 변수 중 하나다. 핵심은 정부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전환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공급은 결정에서 입주까지 최소 3~5년이 걸린다. 지금 발표하는 공급 대책의 효과는 임기가 끝날무렵에야 나타난다. 이재명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두 가지다. 지금 당장 들끓는 기대를 관리하는 것, 그리고 자산을 가져본 적 없는 무주택자와 청년의 신뢰를 회복하는 프로세스 및 메커니즘의 극복이다.

이 두 과제는 서로 충돌한다. 기대를 낮추면 유주택자의 지지를 잃고, 공급만 강조하면 무주택자의체감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 긴장 속에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이번 선거가 중앙정부에 던진 숙제다.

집은 '사는 것'이기 이전에 '사는 곳'이다

6·3 선거가 남긴 숫자들을 다시 나란히 놓아보자.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은 49.22%, 정원오는 48.07%를 얻었다. 1.15%포인트, 6만259표 차이였다. 같은 날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7곳을 가져갔다. 정원오의 정치 근거지 성동구에서는 민주당 유보화 구청장후보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보다 3,052표를 더 얻었다. 같은 민주당, 같은 지역구, 같은 날 투표였다.

이 숫자들이 함께 말하는 것은 하나다. 분할투표는 추론이 아니라 실측치다. 일부 유권자는 구청장은 민주당, 시장은 오세훈을 선택했다. 그 이동의 이유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판단이었는지, 후보개인에 대한 평가였는지, 지역 현안에 대한 반응이었는지는 이번 선거 결과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것은 선거 이후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청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당장 확인된 현실은 이렇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종료됐지만, 수도권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여전히 상승 국면이다(국토연구원, 2026년 3월 기준 114.1).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직후 "방향전환"을 말했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 주도 방식을 두고 이미 노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방 준공후 미분양은 2만9555호(2026년 1월 기준)로 여전히 쌓여 있다. 수도권 핵심지 기대심리와 지방미분양은 같은 시장의 양쪽 끝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6·3 선거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다시 확인된 선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 신화가 지금도 얼마나 강하게 유권자의 선택 언어로 작동하는지를, 성동구 3,052표라는 구체적 수치로 보여준 선거다. 그 신화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짜 시험이다. 시험지는 이미 개표 결과속에 들어 있었다.

덧붙이는 글 | 덧붙이는 글 글쓴이 김영근은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겸 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과정 교수이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도쿄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취득한 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및 계명대학교 일본학과 조교수를 역임하였다. "AI시대의 안전경제학: 글로벌 불확실성 및 위기관리" 및 "북핵 리스크 관리와 국제안보레짐의 변용", 『포스트 제국주의』(공저), 『한일관계사 1965-2015. II: 경제』(공저), 『한일 관계의 긴장과 화해』(편저)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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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교수의 안전혁명

글 김영근 (ikimyg) 내방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로 있으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주된 관심분야는 글로벌 위기관리 및 재난·안전학, 일본의 정치경제, 동아시아 국제관계, 국제기구론, 국경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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